언론 인터뷰서 역설…'20년 권좌' 푸틴 권력승계 문제 거론 와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하원 의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라고 칭송하면서, 그가 가능한 한 오래 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 의장은 5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는 그가 가능한 한 오래 대통령으로 남아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볼로딘 의장은 "푸틴 집권기에 러시아는 더 강해지고 사람들은 소요나 전쟁 없이 더 잘 살게 될 것"이라면서 "최근 서방의 제재 문제처럼 설령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러한 문제들을 제정 러시아, 소련 등의 이전 시절보다 훨씬 수월하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유를 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지도자라고 평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에서 푸틴보다 강한 정치인은 없다"면서 "푸틴은 국가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으며 다른 누군가가 그보다 더 유능한 대통령이 될 것 같지 않다. 그가 가능한 한 오래 집권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자질에 관해 "선량함, 공감 능력, 인간미 등 높은 지위를 차지한 사람들이 갖추기 힘든 자질들을 갖고 있으며, 동시에 유능함과 단호함, 대단한 업무능력도 갖고 있다"고 극찬했다.
푸틴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볼로딘은 그러면서 자신은 대통령이 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소속으로 대통령 행정실(대통령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볼로딘(57)은 지난 2016년부터 하원 의장을 맡아오고 있다.
볼로딘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약 20년 동안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의 권력 승계 문제가 수시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현 러시아 집권층의 견해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조기 사임에 이어 지난 2000년에 집권한 푸틴 대통령(68)은 현재 4기 집권 중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국민투표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 집권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헌안을 채택했다.
개정 헌법에는 푸틴 대통령이 4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 다시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도록 그의 기존 임기를 모두 '백지화'하는 특별조항이 담겼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72세가 되는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게 됐다.
4년간의 실세 총리 재직 기간(2008~2012년)을 빼더라도 30년 넘게 크렘린궁에 머무는 초장기 집권이 가능해진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개헌 전인 지난해 6월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개헌안이 확정되면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하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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