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더위 이란, 정전 빈발에 인터넷도 끊겨…대통령 사과

입력 2021-07-06 22:55  

가마솥더위 이란, 정전 빈발에 인터넷도 끊겨…대통령 사과
현지 언론 "더위 속 단수, 정전, 인터넷 중단이 시민 화나게 해"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최근 정전이 빈발하는 이란에서 인터넷까지 자주 끊기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4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자 수도 테헤란에서는 냉방 등을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해 연일 간헐적 정전이 이어졌다.
6일(현지시간) 이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테헤란의 낮 최고기온은 41도까지 치솟았다. 이란 남부 지역 수은주는 50도에 육박했다.
일간 에테마드는 지난 24시간 동안 극심한 더위 속에서 테헤란 시민은 최소 1차례의 정전을 경험했다고 보도했다.

정전은 전날 오후부터 빈발하기 시작해 늦은 밤에도 이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8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에어컨, 선풍기, 냉장고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일부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연일 빈발하는 정전으로 일부 가정의 전자제품이 파손됐으며 상인들의 불만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정전이 길어지면서 테헤란 일부 지역의 이동통신 기지국 전원이 꺼져 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일정 기간 끊어지기도 했다.
중도·개혁 성향 신문인 에테마드는 더위와 정전에 이어 인터넷 접속까지 끊긴다는 것은 분명히 사람을 화나게 한다면서 골레스탄주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은 연일 이어진 정전과 관련해 사과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각료 회의에서 "정전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아자리 자로미 정보통신기술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단 없는 전력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전력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자로미 장관은 정전 상황에서 통신 기지국이 2시간 동안 버틸 수 있으나, 이후에는 데이터 송수신이 끊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트위터를 통해 "전국적으로 빈번한 정전으로 인해 사업체와 사람들이 분노와 혼란을 겪었다"면서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정부는) 정전 일정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압돌레자 라마니 파즐리 내무부 장관은 "가뭄으로 인한 정전, 발전소 증설 문제가 국민 사이에서 큰 이슈로 떠올랐다"면서 "더위가 극심한 남부 지역에 전력을 우선 공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지난 5일 정전은 최근 사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으며 시민들을 혼돈에 빠뜨렸다고 논평했다.
여름철 이란에서 종종 정전이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이란에서 정전이 유독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평가다.
당국은 가뭄으로 인한 수력 발전량 감소와 암호화폐 채굴을 정전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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