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표면 분출 수증기 속에 메탄 다량 포함…생물학적 메탄생성 과정 있는 듯"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얼음으로 덮여 있는 표면에서 물과 수증기가 분출되며 거대한 기둥을 이루는 것으로 확인된 토성의 달 '엔켈라두스'에서 다량의 메탄가스가 함께 분출되는 것으로 확인돼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 레지스 페리에르 교수팀은 7일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서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수집한 엔켈라두스 수증기 기둥 성분을 분석한 결과 메탄양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며 메탄 생성 과정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저에 미생물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https://img.wowtv.co.kr/YH/2021-07-07/AKR20210707072400009_01_i.jpg)
연구팀은 얼음으로 덮인 표면 아래 바닷속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메탄 생성 과정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미생물 등 생명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엔켈라두스에서 분출되는 거대한 물기둥은 오랫동안 과학자와 대중을 매료시켜 왔다. 특히 카시니호 탐사에서는 물기둥에 수소와 메탄, 이산화탄소 등 지구 해저 열수구 관련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이들의 출처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페리에르 교수는 "수소를 먹고 메탄을 생산하는 지구의 미생물 같은 게 카시니호에 포착된 다량의 메탄을 설명해 줄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며 "엔켈라두스 해저에서 '메탄 생성 미생물'로 불리는 생명체를 찾으려면 심해저 탐사가 필요한데 이는 앞으로 수십 년간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img.yna.co.kr/etc/inner/KR/2021/07/07/AKR20210707072400009_02_i.jpg)
연구팀은 대신 지구화학과 미생물생태학을 결합해 카시니호의 물기둥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생물학적 메탄 생성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 가운데 어떤 것이 카시니호 데이터와 가장 잘 맞는지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카시니호 관측 데이터가 미생물 열수 분출 활동이나, 생명체가 관여하지는 않지만 지구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진 것들과는 또 다른 과정들과 잘 일치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구에서 열수 활동은 차가운 바닷물이 해저로 스며들어 땅속 마그마 가까이 지나면서 가열돼 열수구로 분출될 때 일어난다. 메탄은 주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미생물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메탄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먼저 엔켈라두스 내부에서 열수 작용으로 수소가 생성될 수 있는지, 그리고 생성된 수소가 지구에 있는 메탄 생성 미생물 같은 미생물의 활동을 지탱하기에 충분한지를 살펴봤다. 또 주변의 화학적 조성과 온도 등 환경이 이런 미생물 성장에 적합한지 검토했다.
이들은 열수 화학적 작용 등 생명체가 관여하지 않는 메탄 생성 과정만으로는 메탄이 카시니호가 수증기 기둥에서 관측한 농도만큼 만들어질 수 없다고 결론짓고, 여기에 미생물이 관여하는 생물학적 메탄 생성 과정을 추가한 뒤에야 카시니호 데이터와 일치하는 충분한 양의 메탄이 생성됐다고 밝혔다.
페리에르 교수는 "이 결과는 명백히 엔켈라두스 바다에 생명체가 있다고 결론 짓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학적 메탄 생성이 있어야 카시니호 관측 데이터와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현재로서는 '생명체 가설'을 버릴 수 없고, 이를 배제하려면 미래 탐사 임무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