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3,200선 하회…원화 약세에 외인 매도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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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김아람 기자 = 코로나19 재확산 기세가 거센 9일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공세에 뒷걸음질 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4.73포인트(1.07%) 내린 3,217.95에 마감했다.
종가는 3,200선을 사수했으나 장중 낙폭을 키워 한때 3,188.80까지 밀려났다.
지수는 6월 1일(장중 저가 3,199.18) 이후 처음 장중 3,200선 아래로 후퇴했다. 종가도 6월 9일의 3,216.18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삼성전자[005930](-0.63%), SK하이닉스[000660](-1.65%), 카카오[035720](-1.53%), 네이버(-1.54%), LG화학[051910](-3.03%) 등 대부분 종목이 내려 지수에 부담을 줬다.
지수를 끌어내린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금액은 각각 1조3천424억원, 5천85억원으로 합산 1조8천억원대 규모다.
특히 외국인의 하루 순매도 금액은 지난 5월 13일의 1조4천343억원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대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져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 경기 둔화 공포가 빠르게 재부상하면서 전날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동반 하락 마감했다.
안전자산 선호 강화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24%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회복해 1.29%로 올라섰다.
금융시장 전반 걸친 안전자산 선호는 특히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 하락 압력을 키웠다.
여기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정되자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천316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2일부터 2주간 4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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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약세와 금리 하락으로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반영하면서 지수가 하락 폭을 확대했다"며 "델타 바이러스 확산과 방역 강화로 경기 모멘텀이 크게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에 신흥국 통화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강해졌다.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이 외국인 수급에 결정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달러당 1,149.1원으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금 달러 인덱스는 연중 고점이 아닌데 원/달러 환율은 고점을 뚫었다"며 "원화 약세에 속도가 붙고 있으며 이는 지금 우리나라 증시 환경 조건이 안 좋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매도가 많이 나오다 보니 원화 약세가 가속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달러보다 더 약한 원화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중요 저항선을 넘어선 만큼 단기 경계 심리를 높여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과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국인 수급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국 수출, 기업 실적, 경기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만큼 원화 약세가 추세적으로 전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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