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수행 부정적 평가 51%로 최고치…내년 대선 전망 갈수록 어두워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이어 백신 구매를 둘러싼 비리 의혹까지 터지면서 여론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4%, 부정적 51%, 보통 24%로 나왔다.
부정적 평가는 2019년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다타폴랴가 시행한 13차례 조사 결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5월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긍정적 평가는 24%를 유지했으나 부정적 평가는 45%에서 6%포인트 높아졌고, 보통은 30%에서 6%포인트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구매 비리와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 잇단 반정부 시위 등이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견고한 지지층을 제외하면 여론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미지를 묻는 말에는 독단적·준비 부족·무능·우유부단·지적 능력 부족·위선적이라는 답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했다.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 결과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46%, 보우소나루 대통령 25%로 나왔다. 다른 대선주자는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으면 58% 대 31%로 룰라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특히 '어떤 일이 있어도 찍지 않을 주자'를 묻는 항목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높은 59%를 기록해 내년 대선 전망을 어둡게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37%였다.
이 조사는 지난 7∼8일 유권자 2천7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이처럼 정치적 위기감이 커지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결과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현재의 전자투표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패배해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1996년부터 전자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1998년, 2002년, 2006년, 2010년, 2014년 선거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2018년 대선을 합치면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6차례 당선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대선 패배를 예상하고 불복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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