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국인 심각한 냉전적 사고 지녀"…"미국, 대만 독립 반대도 아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 행정부 내 '아시아 차르'가 중국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언급했지만, 중미 간 '투기디데스의 함정' 극복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홍콩 명보가 11일 전망했다.
명보는 사설을 통해 "미국의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의 최근 발언은 중미 관계에 훈풍을 불어넣고 양국의 적대적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면서도 "'좋은 말'로 중미 간 긴장이 완화될지, 신냉전 사고를 없앨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캠벨 조정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고, 양국 관계를 '신냉전'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대만과 비공식적 관계를 지지하지만,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대만 독립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 관리의 공식 발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명보는 그러나 최근 미국 언론의 중국 관련 보도를 보면, 중미가 '투기디데스의 함정'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간 중국 관리들은 미국의 대중 압박에 대해 중미가 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 사이에 충돌이 필연적이라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뛰어넘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북서부 간쑤성의 위먼시 인근 사막 지대에 약 120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며칠 후 중국 언론은 WP가 격납고라고 지목한 시설은 풍력발전기라고 반박했다.
명보는 "이는 일부 미국인들이 여전히 심각한 냉전적 사고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냉전시절 미소 관계와 현재 미중 관계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고 그래서 '신냉전'이라는 표현을 피하려고 하지만 심리적으로 중
국의 부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캠벨은 지난 3월 미중 간 알래스카 회담 이후 양국 관계를 더 이상 미국이 일방적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명보는 대만 독립과 관련해서는 일본과 대만 정치인들이 레드라인(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어서자, 미국이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미국이 대만해협 분쟁에 끌려들어가거나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이 영향받는 것을 방지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캠벨 조정관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미국이 중국 견제에서 대만 카드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통일도, 독립도, 전쟁도 없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국이 대만과 '비공식적' 밀착을 이어가면서 미중 간 긴장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류웨이둥(劉衛東) 미중 관계 연구원은 SCMP에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이는 그것(독립)을 반대한다는 의미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캠벨의 발언은 중국에 대한 선의의 표현일 수 있지만 대만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미국과 대만은 이전에는 교류하지 않았던 분야를 포함해 관계 강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연합대 리정광 교수는 "미국이 대만 독립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대만 독립파들의 맹목적 낙관으로 커다란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