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신외교로 우크라이나에 반중성명 철회 압력 가한듯"

"중국, 백신외교로 우크라이나에 반중성명 철회 압력 가한듯"
홍콩매체 "친서방 기울던 우크라, 성명 철회 후 중국과 인프라 협정"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말 갑자기 반중 성명에서 이름을 뺀 데는 중국의 백신외교에 따른 압력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우크라이나가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서방 40여 개국이 발표한 '신장(新疆)지역 인권상황 공동성명' 연서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지난 4일 중국 상무부는 우크라이나와 도로, 교각, 철도 프로젝트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협정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협정의 서명 날짜는 6월 30일로, 우크라이나가 신장 인권 성명에서 발을 뺀 며칠 후다.
SCMP는 "우크라이나는 중국과 새 협정 체결 며칠 전 갑자기 신장 성명을 철회했고, 중국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우크라이나 모두 새 협정을 어떻게 체결하게 됐는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중국이 백신외교를 이용해 우크라이나가 신장 성명에서 입장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AP통신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신장 인권 서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약속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서방 외교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우크라이나프리즘의 세르게이 게라심츠크 연구원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중국 간 협정에 많은 우크라니아인들이 놀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있어 미국은 "극히 중요한 안보 파트너"이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부가 중국을 주요 경쟁자로 여기는 미국과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의 안보 파트너십 강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개혁을 조건으로 내건 서방의 경제적 지원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정치적 조건 없는 빠른 지원을 얻기 위해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신 지정학 연구네트워크'의 유리 포이타 연구원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서방과의 파트너십을 중시해왔던 우크라이나는 미중 간 새로운 단계의 관계가 시작하는 것과 연계해 중국에 대한 접근방식을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크라이나와 중국의 협력에는 제약이 따르며, 인프라와 관련해 과연 어디까지 협력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대치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러시아와의 준동맹을 강화하고 있고, 러시아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력을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설명이다.
러시아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경우, 중국과 긴장 관계인 인도나 베트남과의 밀착에 나서는 것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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