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서 마스크 착용 해야한다→기대된다"로 지침 변경
백신 접종자 자가격리 면제 조기 도입 요구도 제기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마스크 논란이 계속되자 영국 정부가 한발 물러나서 실내에선 계속 착용하도록 권고키로 했다.
나딤 자하위 백신담당 정무차관은 11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실내와 막힌 공간에선 마스크 착용이 기대된다"는 지침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당초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포함해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하고 각자 상식에 따라 판단하게 할 계획이었다. 실외에선 지금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 명이 넘는 데다가 정부도 하루 확진자가 조만간 5만 명, 다음 달엔 1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파격 조치는 논란을 일으켰다.
자하위 차관은 "예정대로 19일에 규제가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법적 의무는 사라지더라도 복잡한 장소에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라고 안내할 것"이라고 전했다.
입장이 바뀐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BBC에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에서기대된다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도 텔레그래프에 밀폐공간에서 마스크를 벗는 사람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규제 해제를 예고하자 의학계, 지역단체장, 노조 등에서 큰 우려를 나타냈다.
케임브리지대 데이비드 스피겔홀터 교수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에 달하면 입원은 2천5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웨일스는 이미 영국 정부 입장과는 달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는 대중교통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의무를 유지키로 했다.
야당인 노동당에서는 자비드 장관의 발언에 그렇다면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을 향해 가는데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하려는 정부도 무책임하다고 받아쳤다.
BBC는 정부 과학자들이 규제 해제를 대체로 지지하지만 마스크를 벗는다는 점에선 염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내 마스크 미착용이 감염을 극적으로 늘리기 때문이 아니라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 코로나19 사태가 끝났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보여서라고 BBC는 전했다.
한편에서 자가격리 규정도 빨리 없애거나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대 기업 로비단체 영국산업연맹(CBI)은 백신접종자 자가격리 면제 적용 시점을 8월 16일이 아니라 7월 19일로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서비스업계 등에서 직원들이 확진자 밀접접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운영에 애로가 있다고 이들은 호소했다.
영국은 국민보건서비스(NHS) 앱에서 블루투스로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이들을 파악하고 자가격리를 통보한다.
영국 정부는 백신 접종 전에 설정된 NHS 앱 민감도를 조정하거나 NHS 소속 의료진들은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백신 접종 간격을 4주로 좁혀서 대응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자하위 차관은 현재 8주 간격이 훨씬 좋은 보호효과를 낸다며 일축했다.
한편 자비드 장관은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2주 전 취임 후 치료 대기 환자 수에 가장 놀랐다고 말했다.
현재 530만 명이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 숫자가 1천300만 명까지 달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그는 전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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