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치솟은 집값이 각국 중앙은행들에 딜레마가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버블이 야기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기억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최근 집값의 급등세는 각국 중앙은행이 좌시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달 연례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집값이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보다 과도하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부동산 분야의 취약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를 사실상 시작하기로 합의한 것도 치솟고 있는 집값의 영향이 있었다는 것이 연준 관리들의 설명이다.
뉴질랜드와 한국,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번 주 정책 결정 회의에서 크게 오른 집값 안정을 위한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그러나 집값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적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경기부양책을 너무 늦게 거둬들이면 집값의 추가 상승과 이에 따른 금융 안정성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반대로 너무 급격하게 경기부양책을 종료하면 시장 불안을 야기해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많은 나라가 아직 코로나19와 싸우고 있어서 주택담보대출비율 조정 등과 같은 거시건전성 정책을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정책 성공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5개월 만에 집값이 하락한 영국처럼 세제 혜택 종료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집값 상승을 이끄는 미국 등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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