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 있는 중부사령부에 지휘권 이양…내달 31일 철군완료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군을 이끈 스콧 밀러(60) 사령관이 12일(현지시간) 사령관직에서 물러난다고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미국이 아프간서 벌여온 20년간 전쟁이 끝나감을 보여주는 일로 평가된다.
WP는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퇴진하면서 20년간 전쟁의 상징적 종지부가 찍혔다"라고 설명했다.
미 육군 대장인 밀러 사령관은 2018년 8월 현재 직을 맡았다.
재임 기간은 약 3년으로 역대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가운데 가장 길다.
밀러 사령관이 물러나면 아프간 주둔 미군 지휘권은 프랭크 매켄지 중부사령관에게 넘어간다.
미국 플로리다주(州) 탬파 맥딜 공군기지에 본부를 둔 중부사령부는 아프간을 비롯한 중동과 이집트, 카자흐스탄 등을 담당한다.
앞서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아프간 주둔 미군 지휘권이 매켄지 사령관에게 이양된다고 발표하면서 "아프간에서 철군이 완료된 후 아프간군을 지원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노력도 그가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 보호를 위해 철군이 끝난 뒤에도 아프간에 남는 병력 650명은 피터 바실리 미 해군 소장이 지휘한다.
2성 장군이 대사관 보호임무를 맡는 것은 이례적인데 한 국방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아프간 상황이 매우 특수하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아프간에서 철군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의 최장기 해외 전쟁인 아프간전이 끝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애초 제시한 철군완료 목표시점은 '9월 11일 이전'이었다.
그런데 철군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다음 달 31일 아프간 주둔 미군이 임무를 종료키로 정해졌다.
실제 이달 2일 미군과 나토군이 핵심 군사거점인 바그람공군기지에서 철수하는 등 철군작업은 현재 90% 완료됐다고 평가된다.
미군과 나토군이 물러가면서 탈레반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물러나는 밀러 사령관도 지난달 29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철수한 이후 내전이 가시화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탈레반 대표단은 미군이 철수하면서 자신들이 아프간 영토 85%를 통제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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