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기혼여성 고용률, 결혼후 급락…원상 회복에 21년 걸려"

입력 2021-07-13 06:00   수정 2021-07-13 07:56

한경연 "기혼여성 고용률, 결혼후 급락…원상 회복에 21년 걸려"
아이 1명 있으면 취업유지율 29.8%p↓…부모 동거는 취업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기혼 여성이 결혼 당시 고용률을 회복하기까지 21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여성의 고용률 변화를 분석한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변화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여성은 결혼 당시 고용률이 68.1%에 달했지만 결혼 1년 차에는 56.2%로 하락했고, 결혼 5년 차에는 최저치인 40.5%까지 떨어졌다.
결혼 6년 차부터 조금씩 상승했지만 결혼 당시 고용률을 회복하기까지는 21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며 2009년 48.8%에서 2019년 57.6%까지 상승했지만, 미혼과 기혼 여성 간 고용률 격차는 14.0% 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2019년 기준 기혼 남성 고용률이 92.3%로 미혼 남성 69.7%보다 높아 여성과 반대였다.
미혼과 기혼 여성의 고용률 격차는 초대졸 이상의 고학력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기준 고졸 이하 학력의 미혼과 기혼 여성 고용률은 각각 59.9%, 56.9%로, 격차가 3.0% 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초대졸 이상의 미혼 여성(74.4%)과 기혼 여성(58.4%)의 고용률 격차는 15.9% 포인트에 달했다.

한국노동패널을 사용해 기혼 여성의 결혼 이후 취업 유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분석한 결과 출산은 경제활동 참여를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직장에 다니는 여성은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 유지율이 29.8%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4명 있는 경우 직장 여성의 취업 유지율은 38.4% 포인트 하락했다.
미취업 여성의 취업확률을 감소시키는 주요 요인도 출산이었는데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확률은 7.2% 포인트 감소했다. 두 자녀와 세 자녀가 있을 경우도 취업확률은 각각 17.6% 포인트, 16.5% 포인트 줄었다.
반면 남성은 자녀가 있으면 오히려 취업확률이 증가했다.
결혼 당시 미취업 남성의 경우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확률은 24.2% 포인트 늘었다.
한경연은 부모와 동거할 경우 직장에 다니는 여성의 취업유지율이 12.6% 포인트 증가한다며 여성이 가사나 육아 등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육 수준도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직장에 다니는 초대졸 이상의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취업유지율이 5.8% 포인트 높았다.
한경연은 출산에 따른 여성의 육아 부담이 경제활동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연근무제 도입을 확대하고,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기혼 여성의 재취업이 용이할 수 있도록 재취업 교육 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연 유진성 연구위원은 "세대 간 공동거주로 직장 여성의 육아 부담을 완화하고, 노인 빈곤율을 완화할 방안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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