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도 못 하고" 자카르타 하루 45명 자가격리 중 사망

입력 2021-07-13 12:00  

"입원도 못 하고" 자카르타 하루 45명 자가격리 중 사망
"코로나 안 믿어" 토크쇼 발언한 의사 경찰에 체포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코로나 폭증 사태를 겪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병실 부족으로 하루 평균 45명이 자가격리 치료 중 사망했다고 현지 단체가 밝혔다.



13일 베리타사뚜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시민들이 만든 코로나 정보 플랫폼 '라포르 코비드19'(Lapor Covid-19)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카르타 보건국에 접수된 신고를 보면 하루 평균 45명의 자가격리 환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제보와 언론 분석을 통해 최소 451명의 환자가 자가격리 중 코로나로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서부 자바주가 가장 많고, 칼리만탄(보르네오)과 수마트라섬 등에서도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라포르 코비드19의 공동 창립자인 아흐맛 아리프는 "집에서 격리 중 사망했다고 신고되는 사람은 빙산의 일각이라서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정말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자가격리 중 사망한 시민 중에는 제때 검사받지 못하고, 사후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도 꽤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부터 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자카르타 등 대도시 병원 코로나19 병상 점유율이 90%를 넘었다.
병상 부족으로 병원 앞마당까지 환자가 넘치며, 보건당국은 "산소포화도가 95% 이상인 경증 환자는 집에서 치료받으라"며 원격의료 시스템을 확대했다.
하지만, 가난한 자가격리 환자들은 약과 식사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채 저절로 낫기만 기다린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두려워해 병원에 가지 않거나,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집에만 있다가 숨지는 경우도 있다.
라포르 코비드19는 "자가격리 환자들이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는지 관리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환자들이 의료 감독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격리시설을 더 많이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도네시아의 확진자는 전날 4만427명이 추가돼 누적 256만여명, 사망자는 891명 추가돼 누적 6만7천355명이다.
하지만, 정부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훨씬 많다.
인도네시아의 한인 감염자들 역시 병실을 구하기 힘들고, 현지 의료수준이 열악하기에 자비를 들여 에어앰뷸런스·전세기로 귀국하고 있다.
전날만 해도 9명이 전세기로, 2명이 에어앰뷸런스로 귀국해 누적 이송 인원이 79명에 이른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코로나19를 믿지 않는다"고 토크쇼에 발언한 인도네시아인 의사가 있어 논란이 됐다.
여의사 로이스 오윈(Lois Owien)은 지난 9일 열린 토크쇼에서 "코로나 환자가 사망하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니라 과도한 약물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인스타그램 계정에 "코로나 사태는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난 것이 아니고, 전염되지 않는다"는 글도 게시했다.
로이스의 발언이 SNS에 널리 퍼지자 자카르타 경찰은 가짜뉴스를 퍼트린 혐의 등으로 그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여, 겁쟁이 짓을 그만둬라. 바이러스는 주류 미디어가 만들어놓은 인식만큼 위험하지 않다"고 트윗을 올리는 등 코로나 음모론을 주장한 발리의 록가수 제린스(Jerinx)는 징역 10개월을 복역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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