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 "소니 행동, 중국인의 상처에 소금 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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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일본 전자업체 소니가 '노구교'(盧溝橋) 사건 기념일인 지난 7일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행사를 연기했다.
노구교 사건은 1937년 7월 7일 베이징(北京) 교외에 주둔하던 일본 관동군이 행방불명된 병사 1명을 핑계로 인근 소도시 노구교를 공격한 사건으로, 이후 전면전으로 확대돼 중일전쟁으로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7·7사변'이라고 부른다.
13일 관찰자망(觀察者網)과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달 30일 유튜브를 통해 '7월 7일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새로운 사진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일본 시간 오후 11시에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를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신제품 출시가 예정된 베이징 시간 7일 오후 10시는 7·7사변이 발생한 시간이라며 강한 분노를 터뜨렸다.
누리꾼들은 "일본이 미국 전함 미주리주호에서 항복 문서에 서명한 9월 2일 오전 9시에 신제품을 출시하는 게 어떠냐"고 비아냥댔다.
논란이 일자 소니는 지난 5일 당초 예정된 행사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소니 측은 행사 연기 사유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관찰자망은 중국 누리꾼의 강한 저항이 행사 연기 배경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소니가 이처럼 중국이 민감해하는 날에 신제품을 출시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지난해 7월 7일 오후 10시 새로운 줌 렌즈를 출시했고, 2019년 난징대학살 기념일인 12월 13일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다즈강 소장은 13일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니의 행동은 침략 역사를 미화하려는 일본 우익 정치인들과 다를 게 없다며 교활하고 혐오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는 "소니는 일본의 끔찍한 범죄를 백지화하며 역사적인 사실을 무시하고 중국인의 감정을 무시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돈을 벌면서 중국인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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