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폭동 사망 72명으로 늘어…바이러스확산 우려도(종합)

입력 2021-07-14 11:50   수정 2021-07-14 13:38

남아공 폭동 사망 72명으로 늘어…바이러스확산 우려도(종합)
소요사태로 코로나19 대응 차질…피해지역 백신 접종일정 연기
경찰, 폭동 부추기는 소셜미디어 감시 강화…사태 예방 실패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부패 혐의를 받던 전직 대통령이 수감된 후 촉발된 폭동이 격렬해지면서 7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T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지속된 남아공의 폭동으로 14일(현지시간) 현재까지 72명이 숨지고 1천200여 명이 체포됐다.

사망자는 쇼핑몰과 상점을 약탈하려고 사람들이 몰린 가운데 일어난 압사 사고 등으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일부는 깨진 유리 조각이 흩어진 바닥에서 피를 흘리기도 했다.
이번 폭동은 남아공에서 인구가 밀집한 콰줄루나탈주와 하우텡주 2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전자제품·의류 판매점, 식료품점 등에 침입해 물품을 약탈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또 대다수 상가가 약탈 피해를 막기 위해 문을 닫았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불안에 떠는 시민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폭동으로 LG전자 더반 공장이 방화로 전소된 데 이어 콰줄루나탈의 삼성전자 물류창고도 약탈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폭동은 남아공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요사태 피해를 본 지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접종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한다면 시위대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백신 접종이 탄력을 받은 시점에 폭동이 일어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결핵과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도 정상적인 치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당국은 폭동을 조기 진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군은 경찰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 2천500명을 투입했으며, 주요 고속도로 일부도 봉쇄했다.
또 경찰은 소요사태를 부추기는 소셜미디어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
또 "지금까지 약 12명 정도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폭동을 선동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국이 이번 시위와 이에 따른 폭력 사태를 예방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베키 셀레 남아공 경찰청장은 "폭도들이 국가를 조롱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폭동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남아공에서는 부패 혐의를 받던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수감된 이후 각지에서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폭력 사태와 약탈이 확산했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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