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진영 구의원 전멸하나…충성서약 앞두고 대거 사퇴

입력 2021-07-14 11:39  

홍콩 민주진영 구의원 전멸하나…충성서약 앞두고 대거 사퇴
선거 압승 1년반만에 절반 사임…자격박탈시 활동비 1억여원 반납 소문 돌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한 선거제 개편으로 홍콩 범민주진영의 정계 진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풀뿌리 민심을 대변하는 구의회에서 범민주진영 의원들이 대거 사퇴했다.
곧 있을 충성서약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행보로, 자칫 구의회에서 야당의 목소리가 전멸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14일 성도일보 등 홍콩매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하루에만 16명이 사퇴하는 등 현재까지 사퇴한 홍콩 범민주진영 구의회 의원은 최소 192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체 18개 구의회 지역구 중 15개 구의회에서 의장과 부의장이 공석이 됐다.
2012년부터 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해온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로킨헤이(羅健熙) 주석도 사퇴를 발표했다.
앞서 범민주진영은 2019년 11월 구의회 선거에서 452석 중 392석을 휩쓰는 압승을 거뒀다.
그해 홍콩을 휩쓴 반정부 시위의 여세를 몰아 구의회 선거에서 대거 승리하면서 홍콩과 중국 정부를 긴장시켰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 반만에 범민주진영 의원 절반가량이 자진 사퇴한 것이다.
명보는 "정부가 이달 내 시행할 충성서약에서 범민주진영 의원 상당수의 자격박탈을 예고한 데 따른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자격이 박탈된 구의원은 임기 첫날부터의 봉급과 활동비를 토해내야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켄헤이 주석은 사퇴를 발표하면서 자격 박탈 구의원이 이전까지의 활동비를 반납해야 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당국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자격 박탈 구의원은 재임 기간 1년 반 정도에 대해 100만 홍콩달러(약 1억 4천800만원) 가량을 토해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격이 박탈된 의원에 활동비를 반납하도록 하는 것은 법적으로 근거가 희박하다"면서 "그러나 현재 범민주 진영 구의원들의 사퇴를 끌어내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성서약은 홍콩 미니헌법인 기본법 준수,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충성, 홍콩정부에 책임을 다하고 임무에 헌신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 5월 관련법 개정을 통해 행정부 고위직과 입법회(홍콩 의회) 의원 등에 국한됐던 충성서약 대상을 구의원과 공무원에까지 확대했다.
또한 충성서약을 위반하는 이는 누구든 자격이 박탈되고 향후 5년간 공직에 출마할 수 없도록 했다.
홍콩 당국은 의원의 과거 행적도 충성서약의 진실성을 판단하는 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거 사퇴에 대해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2일 라디오방송에서 "구의회는 극도로 정치화됐다"며 "자진해서 사퇴하는 구의원들은 자신의 행위가 법규 위반임을 인지하고 있기에 사임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홍콩 매체들은 충성서약이 실시되면 최소 150~170명의 구의원이 자격을 상실하리라 전망했다.
자진 사퇴 의원이 200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충성서약이 시행돼 실제로 자격을 박탈당하는 의원까지 합쳐지면 구의회에서 민주진영 의원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진 사퇴에 구속 수감 사례 등이 더해지면서 현재 구의회 의석 최소 236석이 공석이 됐다고 명보는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보궐선거를 계획하지 않고, 구별 운영위원회를 통해 구 행정을 갈음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별 운영위원회는 대부분 친중 진영이 장악하고 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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