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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이티 경찰이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로 전직 상원의원과 공무원 등을 추가로 추적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이 전날 공개한 추가 용의자 중 한 명은 존 조엘 조제프 전 아이티 상원의원으로, 잘 알려진 야당 정치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아이티 국민이 굶주려 죽거나 아니면 모이즈 정권하에서 급증한 범죄로 살해당하고 있다며 모이즈 대통령을 코로나바이러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아이티 법무부에서 근무한 전력이 있는 조제프 펠릭스 바디오도 용의자로 지목됐다. 그는 2013년부터 정부 반부패 기구에서 일하다 지난 5월 규정 위반으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용의자 로폴프 자르는 2013년 미국에서 코카인 밀수 공모 혐의로 기소된 인물이다. 재판 당시 그의 변호인은 자르가 몇 년간 미 정부의 기밀 정보원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추가 용의자들이 모이즈 대통령 암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일 오전 사저에서 괴한의 총에 맞고 숨졌다. 함께 있던 영부인도 총상을 입고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콜롬비아인 26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이 암살에 가담했다며 이중 20명 이상을 검거했고 3명을 사살했다. 이후 민간 보안회사를 통해 이들을 고용한 혐의로 미 플로리다주 거주 아이티 의사 1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대부분 군인 출신인 콜롬비아 용의자들이 이번 사건에 가담하게 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콜롬비아인들은 몇 달 전 온·오프라인을 통해 영입 제안을 받았다.
모집한 이들은 "한 국가의 치안과 민주주의 회복을 돕는 일"이라거나 갱단과 싸우는 일이라고 소개했고,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유력 미국 보안기업이 모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콜롬비아인들을 고용한 보안회사 CTU는 파산 전력이 있는 베네수엘라계 미국인이 작은 창고에서 운영하는 회사이며, 약속된 보수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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