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이후 중국 떠나지 않은 시진핑, 10월 G20 참석할지 불분명"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고위관리의 내주 회동 전망 속 미중 정상회담의 사전 조율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양국이 회담 전 서로 우위를 점하려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SCMP는 전날 미국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다음주 중국 톈진(天津)에서 중국 셰펑(謝鋒)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회동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두 인사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간 회담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위한 중요한 사전작업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미중 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고 전망했다.
SCMP는 그러나 이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양국 관계의 상당한 진전에 대한 기대는 낮다고 전했다.
또한 양국 고위 관리들이 격하게 부딪혔던 지난 3월 알래스카 회담은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에 먹구름을 드리웠고, 이후 양측은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두고 팽팽하게 기싸움을 펼쳐왔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이 가장 이른 시기에 대면할 기회는 오는 10월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관측된다.
그러나 과연 두 정상이 G20이나 올해 열리는 다른 다자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할 것인지, 혹은 지난해 1월 이후 중국을 떠나지 않은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SCMP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두 정상이 화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 역시도 상당한 사전 작업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한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이 합의되지 않고 G20에서 성사되지 않는다면 우려스러울 듯"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이 서로 차이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단지 실무 관계를 구축하고 필요할 경우 서로 대화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해양대 팡중잉(龐中英) 교수는 중국은 여전히 미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봤다.
그는 "현재 양국 간에는 일종의 자유분방하고 유동적인 감정이 있어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이미 위기에 처한 양국 관계는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양국 정상이 만난다면 최소한 최고위급 간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의 남은 임기 3년반 동안 중미 관계에서 뭔가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그러나 (정상회담을 통해) 팬데믹, 백신, 경제 회복, 대만 문제 등을 포함해 최소한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류웨이둥(劉衛東) 미중 관계 연구원은 양측이 여전히 서로를 탐색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이 먼저 선의를 표하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나오는 게 미국이고 중국은 방어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우선 미국이 중국에 대해 공격적으로 비판하고 제재하지 않는 기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또한 양국 지도자 간 정상회담이 실질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에서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드류 톰슨은 알래스카 회담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성과 지향적' 협력을 추구하는 자신들과 달리 중국 지도부가 내부 정치적 의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간파했으며, 그런 상황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서둘러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러한 회담은 대체로 상징적이며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각자 입장을 교환하고 대부분의 의제에서 양국 간 큰 격차를 더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 외에는 얻는 게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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