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면역' 6만 명만 허용…무단 침입 적발시 벌금 300만원
외국 성지순례객 2년 연속 입국 금지…65세 이하로 나이 제한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오는 17일(현지시간)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 정기 성지순례(하지)가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를 방문하는 정기 성지순례는 하루 다섯 차례 기도, 라마단 금식 등과 함께 무슬림의 5대 의무 중 하나다.
무슬림은 건강과 재정 형편이 허락하는 한 평생 한 번은 하지에 참가해야 한다.
대부분 무슬림은 하지를 '평생소원'으로 삼고, 하지에 참가하기 위한 비용을 오랜 기간 모은다.
정기 성지순례에는 해마다 전세계에서 250만 명 이상이 메카에 모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올해는 허용 인원이 6만명으로 대폭 줄었다.
지난해 1천 명에 비해 허용 인원이 늘었지만, 여전히 많은 무슬림들은 성지순례를 하지 못해 좌절을 느끼고 있다.
15일 국영 SPA 통신에 따르면 성지순례부는 이날 메카 대사원 무단 침입한 이슬람 신도 10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올해 성지순례 참여 허가를 받지 못하자 몰래 대사원 들어가려다가 붙잡혔다고 당국은 밝혔다.
지난 11일에도 허가받지 않은 무슬림 3명이 성지순례에 참여하려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방역 수칙을 어긴 이들에게는 1만 리알(약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는다.
보안 담당 사령관인 사미 알슈와이레 준장은 "허가 없이 성지순례 장소에 침입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엄격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성지순례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55만8천여 명이 성지순례 참여 신청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전히 회복돼 면역이 있거나, 2회 이상 접종을 마친 사람만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신청자 중 온라인 추첨을 통해 성지순례 허가를 받은 인원은 6만 명 수준이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우마르 카림 객원 연구원은 AFP 통신에 "전 세계 무슬림들은 성지순례를 못 해 좌절하고 있으며 성지 관리국인 사우디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이는 사우디의 종교적 소프트파워를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델타 변이가 확산함에 따라 사우디 당국은 방역에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이다.
팬데믹 이전 메카 성지순례는 종종 압사 사고가 일어날 만큼 순례객이 밀집해 이동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순례객은 소규모 조를 짜 이동해야 한다.
성지순례객은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수시로 체온을 재야 한다. '악마의 벽'에 자갈 7개를 던지는 의식을 위한 자갈은 당국이 소독해 미리 제공한다.
보통은 자마라트에 있는 이 벽에 가기 전에 무즈달리파에서 노숙하면서 땅에서 자갈을 줍는다.
이 밖에도 성지순례객이 입는 옷, 기도용 깔개도 사우디 당국이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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