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순식간에 전쟁터로"…대홍수에 독일은 탄식·울음바다

입력 2021-07-17 08:03   수정 2021-07-17 08:18

"마을이 순식간에 전쟁터로"…대홍수에 독일은 탄식·울음바다
급류 마을 기습…몇분만에 생사 갈리는 충격
"노인들도 겪어보지 못한 끔찍한 자연재해"
사망자 100명 넘어…구조·복구 작업에 군 동원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전쟁이 일어난 마을 같아요."
기록적인 폭우가 덮친 독일 서부 지역에는 집을 잃은 시민들의 장탄식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옛 서독 수도인 본 서쪽의 라인바흐 마을도 인근의 라인강 지류가 범람하면서 피해가 컸다.
이 지역의 한 거주민은 지난 15일(현지시간)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집과 차를 잃은 채 앉아 울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알고 있던 소녀가 익사했다면서 자신의 할아버지가 평생 이런 홍수를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홍수가 휩쓴 지역에 구조와 복구 활동을 위해 군 장갑차와 중장비들이 동원됐다.

폭우가 그쳤어도 서부지역 곳곳에는 여전히 토사물이 빠른 속도로 콸콸 흐르고 있다.
BBC에 따르면 아이펠 인근 마을 슐트 지역은 홍수로 건물들이 파괴되고 차들이 떠내려갔다. 거리는 진흙과 파편으로 가득했다.

이 지역 거주자인 76세의 마르레나 비히만은 이 지역이 1910년에 끔찍한 홍수를 겪은 이후 처음으로 다시 충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SWR 방송에 "모든 것이 파괴되고 휩쓸려 없어졌다. 재앙이다"라면서 진흙과 부서진 나무, 잔해로 뒤엉킨 곳을 가리키고는 테니스 코트와 집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이머츠하임 지역 인근 거주자들은 도이체벨레 방송에 지난 15일 이른 시간에 갑자기 발생한 급류를 피할 시간이 몇 분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급류 소리에 잠에서 깬 뒤 부엌 창문을 통해 간신히 집 밖으로 탈출해 적십자사 보트에 구조된 시민도 있었다.
우베 괴덱케는 "정원 탁자, 해변 의자, 쓰레기통 등 모든 것이 떠내려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 소방대원인 토르스텐 클레멘스는 이렇게 빠르게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차를 운전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았고 소방차가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유·무선 통신이 두절되기도 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루르 공업지대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부퍼탈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필리프 후켄베크는 BBC 방송에 20㎝ 정도의 개울 수위가 몇 시간 만에 최대 5m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서유럽 지역에 지난 14∼15일 내린 폭우로 독일에서만 사망자가 100명이 넘었고 수백명이 실종 상태라고 BBC 방송이 전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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