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등 '빅3' 대규모 적자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빅3'를 포함한 조선업체들이 수주 풍년을 맞았지만, 비용 상승 등으로 2분기 실적은 '어닝쇼크'(실적충격)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은 21일 컨퍼런스콜을 열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다른 빅3인 삼성중공업[0101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도 내달 발표가 예정됐다.
지난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극심한 수주가뭄을 겪었던 빅3는 올해 경기회복과 '슈퍼 사이클' 진입 등에 힘입어 수주 랠리를 펼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6개월여 만에 올해 수주 목표 102%를 채우며 조기 달성에 성공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달성률도 71~80%에 달한다.
하지만 2019~2020년 수주 불황 여파와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로 2분기 실적 전망은 매우 암울한 상황이다.
조선업체들은 주로 헤비테일(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의 계약) 방식으로 장기 건조계약을 맺어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진 1~2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올해 실적은 현재보단 1~2년 전 수주성적이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더해 선박 건조 비용의 20%에 달하는 후판가가 예상치 못하게 크게 상승하면서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켰다.
포스코[005490]가 하반기 후판 공급가를 t당 115만 원으로 제시하는 등 철강업체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작년의 2배에 가까운 가격을 내세우며 조선업체들과 협상 중이다.
이에 증권가에서 후판 가격 인상 시 빅3에 미치는 영향이 1조6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후판 가격 인상으로 예정원가 변화가 예상되면 수주잔고 점검 후 예상 손실에 대해 충당금을 설정하는데 이 충당금의 2분기 실적 반영이 불가피해 빅3의 '어닝쇼크'는 업계에선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5천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해양도 같은 이유로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후판 등 원자재가격 급등 영향으로 조선사 2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것이고, 한국조선해양도 이 여파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해 들어 선가가 상승세고, 슈퍼 사이클 진입에 따라 수주량도 계속 늘 것으로 보여 전망이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다.
조선업체들은 하반기에는 후판 비중이 낮은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셔틀탱커, 해양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수주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신증권[003540] 이동헌 연구원은 "수주잔고 증가에 따른 조선업체들의 협상력 증대, 환경규제로 인한 한국 점유율 확대 등 선가 인상 요인이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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