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의 한 여행 블로거가 인도와의 국경충돌로 숨진 장병의 묘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되자, 현지 검찰까지 나서 해당 블로거에 대한 처벌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중국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이 블로거는 최근 해발 4천280m 높이에 위치한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캉시와(康西瓦) 열사능원을 방문했을 당시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6월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지역인 갈완계곡 충돌 당시 숨진 중국군인 4명 가운데 1명인 천샹룽(陳祥榕)의 묘비에서 찍은 사진 등이 문제가 됐다.
해당 블로거는 게시물에 '존중'이라고 썼다. 하지만 한쪽 손을 묘비에 올리고 다른 손으로 묘비를 가리킨 채 찍은 사진과, 열사능원 내 또 다른 비석의 받침돌 위에 올라가 비석에 몸을 기댄 채 찍은 사진 등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신장 인민검찰원은 전날 자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여러 차례 게시물을 올리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검찰은 "추하다. 신장 검찰기관은 문화관광 기관에 연락해 해당 블로거를 여행 블랙리스트에 올리도록 제안했다"면서 "현지 검찰은 이미 군검찰과 함께 캉시와 열사능원을 방문해 관리 강화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또 산하 검찰 기관에 "영웅 모독 행위에 틈을 줄 수 없다"면서 처리를 요구했고, 산하 조직들도 댓글을 통해 "즉시 행동하겠다"고 답했다.
한 산하 기관은 "열사의 명예를 침해한 혐의가 있는 만큼 공안기관에 입건하도록 촉구했다"면서 "형사 및 민사 공익소송을 진행해 민사상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블로거는 해당 계정을 닫았고, 계정을 제공했던 업체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측은 해당 계정을 영구 금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국경 충돌이 일어난지 약 8개월이 지난 올해 2월 자국군의 인명피해 규모를 공개한 바 있으며, 숨진 군인들에게 영웅 칭호나 '일등 공훈' 등을 추서하고 이들의 애국 행위를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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