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57개 상폐 공지하고 돌연 원화입금도 중지한 코인 거래소

입력 2021-07-19 17:53   수정 2021-07-19 17:53

한밤중 57개 상폐 공지하고 돌연 원화입금도 중지한 코인 거래소
업계 "거래소 문 닫을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가상화폐(코인) 시장이 이렇다 할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 가운데 한 거래소가 또 한밤중 60개에 가까운 코인의 무더기 상장 폐지(거래 지원 종료)를 공지했다.
더욱이 직후에는 따로 정해둔 기한 없이 원화 입금을 중지시키기까지 했다.
업계에서는 이 거래소가 원화 시장을 포기하는 것을 넘어 문을 닫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19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체인엑스는 이달 16일 밤 11시 16분 거래지원 종료 종목을 공지했다.
앞서 이달 7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57개 코인을 그대로 상장 폐지한다는 내용이었다.
체인엑스 측은 "낮은 유동성으로 투자자들에게 시세조작의 위험 노출로 인한 손해의 위험이 있어 프로젝트팀에 상당한 기간 유동성 공급 향상을 위한 조치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그에 대한 응답 및 대응이 미숙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폐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유의 종목 지정 공지 후 상장 폐지 공지는 일반적인 수순이지만, 체인엑스의 이번 상장 폐지 공지는 통상적인 것과는 달랐다.
보통 실제 거래 지원 종료는 공지 이후에 이뤄지는데, 체인엑스는 당일 오후 11시에 거래 지원을 종료하고는 그로부터 16분 뒤에 공지했다.
체인엑스는 거래 지원 종료 공지 후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로 원화 입금 중지에 관한 공지도 올렸다.
체인엑스는 16일 밤 11시 22분에 '원화 입금 중지 및 원화 출금에 대한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공지 시점 이후로 원화의 입금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또 원화를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8월 16일 오후 6시까지 출금하라고 안내했다.
이를 두고 거래소 업계의 관계자는 "원화 입출금 정지는 제한된 시간에 짧게 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석연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잘못된 행태인데다, 그렇게 써놓지 않았다 뿐이지 사실상 문을 닫겠다는 소리"라고 말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도 "이런 식의 공지는 보지 못했다"며 "거래소를 포기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체인엑스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체인엑스 측은 정상 거래가 가능한지를 묻는 연합뉴스의 이메일 질의에 "원화 입금이 중지됐다"며 "이후 변동사항이 있으면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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