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O대 후보들, 유력 정치인들 꺾고 오는 11월 대선 출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오는 11월 칠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경선에서 30∼40대 젊은 후보들이 유력 정치인들을 꺾고 승리했다.
19일(현지시간) 칠레 언론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경선에선 가브리엘 보리치(35)와 세바스티안 시첼(43)이 각각 좌파연합과 중도우파연합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보리치는 학생단체 지도자 출신의 하원의원이며, 시첼은 사회개발장관과 국영 은행장을 지낸 인물이다.
둘 다 완전히 정치 신인은 아니지만, 거물급 정치인들을 상대로 거둔 예상 밖 승리였다.
보리치는 공산당 후보인 다니엘 하두에 산티아고 레콜레타 구청장을 꺾었다. 하두에 구청장은 이번 대선을 앞둔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1위를 차지한 유력 후보였다.
칠레에선 2019년 사회 불평등 항의 시위 등을 겪으면서 신자유주의 정책과 현 우파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져 정권 교체가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급진적인 하두에 대신 더 온건한 보리치가 좌파연합의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되자 19일 칠레 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 속에서도 상승장을 연출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시첼의 경선 상대는 호아킨 라빈 산티아고 라스콘데스 구청장이었다.
우파 정당 독립민주당(UDI) 소속으로 교육장관과 산티아고 시장을 지낸 라빈은 칠레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정치인 중 하나다.
이미 두 차례 대선에 출마했던 라빈은 이번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하두에와 1위 자리를 주고받던 강력한 후보였으나, '언더독' 시첼에 패하게 됐다.
보리치와 시첼의 승리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칠레 국민의 염증과 변화를 향한 열망을 보여주는 결과로도 해석된다.
칠레 국민은 지난 5월 제헌의회 선거에서도 기성 정당 후보들보다 무소속 후보들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오는 11월 21일 칠레 대선은 상·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이전에 여러 차례 대통령을 배출한 기독민주당(PDC) 등이 속한 중도좌파연합은 아직 경선을 치르지 못한 상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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