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정당서도 찬성 기류…탄핵 절차 열쇠 쥔 하원의장 압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정치권의 탄핵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우파 정당인 자유당 소속 마르셀루 하무스 하원 부의장은 이날 아르투르 리라 하원의장에게 하원에 제출된 대통령 탄핵 요구서들에 접근을 허용하도록 요청했다.
이는 하원의장만 볼 수 있는 탄핵 요구서 내용을 공개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탄핵 사유가 있는지를 의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무스 부의장은 대통령 탄핵에는 법적인 문제 외에 국민 여론과 의회 내 정당 간 상관관계 등 정치적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아직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탄핵 사유에 타당성이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우파 정당들도 탄핵 찬성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하원에 접수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는 130건에 육박한다.
헌법상 대통령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권한은 하원의장이 갖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 상원 전체 의원 81명 중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리라 의장은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여론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지난 7∼8일 16세 이상 2천7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오차범위 ±2%포인트) 결과 대통령 탄핵 의견은 찬성 54%·반대 42%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탄핵 찬성 의견이 오차범위를 벗어나 우세하게 나온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확산해 여론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시위는 5월 29일과 지난달 19일에 이어 이달 3일에도 대규모로 벌어졌다.
특히 오는 9월 2일에는 우파 성향의 시민단체 '자유브라질운동'(MBL)과 '거리로 나오라'(VPR)가 시위에 참여할 예정이다. 두 단체는 2016년 좌파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시위를 주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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