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이후 미중 고위급 간 공식적 대화 틀 없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중 간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 중단된 미중 전략·경제대화(S&ED)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근시일 내 재개되기는 어려워보인다는 전망이 중국 측에서 나왔다.
중국 정부의 고문인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20일 SCMP에 "물론 중국은 대화가 재개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중국은 또한 당분간 대화 재개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한 트럼프 행정부 4년 이후 미국 정부가 미중 전략·경제대화 재개에 응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양국 간 경제 대화가 '한없이 먼곳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를 근시일 내 반전시키거나 완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스 교수의 이러한 분석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블룸버그가 지난 15일 보도한 데 이어 나왔다.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이던 2006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다 오바마 정부 들어서는 매년 개최됐으나 트럼프 정부가 2018년부터 중단시켰다.
미중 고위 경제 관료들은 지난 5월말부터 6월초에 걸쳐 세차례 대화를 나눴다.
중국의 실질적 경제 사령탑인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와 미국의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옐런 재무장관이 연쇄 전화 접촉을 했다.
이어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과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전화통화를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양국 간 경제 대화 채널이 형성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SCMP는 그러나 결정적으로 미중 고위급 간 공식적인 대화의 틀이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2017년 1월 이후 없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싱크탱크 국제경제교류센터의 장옌성(張燕生) 수석연구원은 "이는 전략적 경쟁 관계인 두 강대국에 매우 나쁜 일"이라며 "대화는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있어 여전히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싱크탱크나 재계 리더 간 대화조차도 과거에 비해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학자들은 대화 재개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에 압박을 가하거나 최소한 새로운 대화의 틀을 만들 것을 미국 학자들에 촉구하고 있지만 "현재 정치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상황이 여전히 준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미중 최고위급 간에는 협력보다 경쟁에 방점이 찍혀있다"며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 홍콩과 신장, 티베트와 관련해 계속해서 중국에 제재를 부과할 경우 양측 간 대화가 재개될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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