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교역목표 달성률 82.3%에 그쳐…수입시장 점유율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주요 대외정책 중 하나인 신남방정책의 성과가 중국과 대만에 밀려 퇴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4년간 신남방정책의 경제적 성과와 개선과제를 분석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신남방정책이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 및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국과의 협력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 11월 신남방정책특위 1차 회의에서 아세안 10개국과의 연간 교역 규모를 2020년 2천억 달러로 끌어올리고, 상호 인적교류도 1천5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무역·투자 증진 제도적 기반 강화 등 경제정책과제도 설정했다.
하지만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이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대만이 탈중국 신남향정책을 전개하면서 한국의 입지는 축소됐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전경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가정 아래 2010~2019년 아세안 국가들과의 평균 교역·인적교류를 분석·대입한 결과 2020년 아세안 10개국과의 교역 규모는 1천645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밝힌 교육액 목표의 82.3%다.
교역목표 달성률은 80%대에 그쳤지만 상호 인적교류는 목표치에 근접했다.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한국 국민의 동남아 관광수요 증가 등으로 2010년~2019년 한·아세안 10개국 인적교류는 연평균 12.7% 증가해 2019년 1천268만 명을 기록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인적교류는 1천430만 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과 신남방국가 교역이 정부 기대치에 못 미친 것은 주요 아세안 국가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과의 교역이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16위인 인도네시아의 기계류 부품과 전자기기, 철강 등 수입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국의 대(對)인도네시아 수출이 18.2% 준 것이 대표적 예다.
아세안 10개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도 2017년 7.7%에서 2020년 6.9%로 0.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대미 수출이 어렵게 되자 신남방국가에 대한 수출을 확대해 같은 기간 점유율을 2.4%포인트(2017년 20.0% →2020년 22.4%) 끌어올렸다.
한국보다 1년 앞서 2016년부터 신남향정책을 전개한 대만도 점유율이 0.2%포인트(2017년 5.4% → 2020년 5.6%) 상승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신남방이 미·중 패권전쟁의 격전지로 떠오르며 중국, 일본 등은 안보·경제외교 역량을 균형 있게 집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대(對) 아세안 수출 중 베트남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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