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보고서…"中 기업과 거래 기업, 공급망 점검 필요"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미국이 중국과의 장기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중국견제 패키지법'을 마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미국의 중국견제 패키지법안, 미국혁신경쟁법(USICA)의 주요내용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중국 기업과 거래하는 우리 기업들이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 상원을 통과한 '미국혁신경쟁법'은 과학기술 기반 확충, 대(對)중국 제재 적극 활용, 미중 통상분쟁에 따른 미국 수입업계 부담 경감, 대중국 자금 유출 방지 등의 내용을 총망라했다.
약 2천3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 법안은 상·하원 협의 및 대통령 서명을 거쳐 이르면 연내 정식 법률로 확정될 예정이다.
법안은 '중국과의 과학기술 격차 유지'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대비'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7개의 세부 법안으로 구성돼 있다.
세부 법안 중 '무한 프런티어 법'에는 중국과의 과학기술 격차 유지를 위해 과학기술 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이공계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의 미래 수호법'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경기부양과 미국 산업의 입지 강화를 위해 미국 내 인프라 건설 및 조달 시장에서 철강·건축자재에 대한 미국산 제품 구매를 의무화했다.
'중국도전 대응법'과 '전략적 경쟁법'에는 보다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인권탄압 등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보이는 중국을 더욱 적극적으로 제재하고, 미국 내 중국기업을 통해 미국의 자금이 중국 국유기업이나 정부 및 인민해방군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규정을 포함했다.
특히 제재 효과 제고를 위해 동맹국과 공동으로 대중국 수출통제 및 수입금지 필요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2021년 무역법'에는 중국과의 통상분쟁에서 피해를 본 미국 수입업계와 소비자를 위해 대중 추가관세 면제제도의 지속 운영, 기타 수입관세 경감 등의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을 전제하고, 미국이 향후 이 법을 근거로 우리나라에 대중국 공동 수출입 통제 등을 제안해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제품 생산 공급망 내 직·간접적으로 중국 정부 또는 제재 가능성이 있는 중국 기업의 포함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원석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지식재산권 탈취나 인권탄압 등 민감한 사안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중국과 거래하는 우리 기업은 추후 해당 법안의 입법 동향을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