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 보도…2019년 채택된 '주권 Runet 법' 따라 연례 훈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지난달과 이번 달에 걸쳐 자체 인터넷망을 글로벌 인터넷망에서 차단하는 훈련을 했다고 21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RBC가 보도했다.
특정 상황에서 글로벌 인터넷망과 차단된 러시아 자체 인터넷망(Runet·루넷)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훈련으로 보인다.
RBC는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6월 15일~7월 15일 기간에 루넷의 안정적이고 완전한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훈련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 훈련에는 로스텔레콤, MTS, 메가폰, 빔펠콤 등 주요 러시아 통신사들이 모두 참여했다.
한 소식통은 RBC에 "이번 훈련의 목적은 외부적 왜곡과 차단 같은 위기 상황에서 루넷의 온전한 가동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아직 최종 훈련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잠정적으로는 훈련이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고 소개했다.
다른 소식통은 훈련에서 루넷이 외부 인터넷과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되는 상황이 상정됐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통신 감독 당국인 '통신·정보기술·매스컴 감독청'(로스콤나드조르)은 훈련 여부에 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다만 "법률에 따르면 관련 훈련은 매년 실시되며, 러시아 인터넷망의 온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2019년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체 인터넷망을 보호하기 위한 '주권 루넷(Runet)법'을 채택했다.
법률에 따르면 모든 통신사업자의 서비스망에는 필요할 경우 로스콤나드조르가 트래픽의 라우팅(경로화)을 통제할 수 있는 특수 장치가 설치돼야 한다.
또 통신망 소유주들과 인터넷 기업 등은 루넷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훈련에 연 1회 이상 참여해야 한다.
법률 채택 후인 2019년 12월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훈련이 실시됐다. 뒤이어 2020년에도 비슷한 훈련이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권 루넷법'이 사이버 공간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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