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공급이 늦어지는 데 대해 러시아 측에 항의했다.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보건담당 보좌관 세실리아 니콜리니가 스푸트니크V 백신 공급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부펀드에 지난 7일 자로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니콜리니 보좌관은 서한에서 백신 공급 지연 탓에 "현재 우리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계약 전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러시아 백신을 받아들인 국가 중 하나였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스푸트니크V 백신 투여를 시작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도 먼저 이 백신을 맞았다. 2회 접종을 모두 마치고도 코로나19에 걸렸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백신 덕에 증상이 거의 없다고 말하는 등 두 나라가 백신을 매개로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해왔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백신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아르헨티나의 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서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가 현재 러시아로부터 받아야 할 백신은 총 1천873만 회분가량으로, 이중 1천300만 회분이 2차 접종용이다. 21일 간격으로 두 차례 맞는 스푸트니크V 백신은 1차 접종용 백신과 2차용이 서로 다르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아르헨티나는 국민의 50%가 1회 이상 접종을 했는데, 2회까지 접종을 모두 마친 인구는 12.6%에 불과해 격차가 상당히 크다.
러 백신 외에 아스트라제네카와 중국 시노팜 백신도 사용해온 아르헨티나는 최근 미국으로부터 모더나 백신 350만 회분을 기부받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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