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방중에 중화권 매체들 '미중 위기 관리' 주목(종합)

입력 2021-07-23 11:15  

셔먼 방중에 중화권 매체들 '미중 위기 관리' 주목(종합)
홍콩 매체 "미중, 서로의 패 보여주며 양국관계 재평가할 것"
중국 전문가 "미중 갈등 해결보다는 소통 유지 차원"


(홍콩·베이징=연합뉴스) 윤고은 심재훈 특파원 = 중화권 매체들은 미중은 오는 25~26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6개월 맞아 서로의 패를 보여주면서 위기 관리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류웨이둥(劉衛東) 미중 관계 연구원은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톈진 회담은 논쟁을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양국이 서로의 패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호 정보 부족에 따른 오판을 피하고자 대화 개선을 실현하려는 목적도 있다"면서 "양측간 갈등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라고 부연했다. 미국 국무부의 이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은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 3월 양국 최고위 관리들이 미국 알래스카회담에서 격하게 부딪힌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양국 고위 관리 간 면대면 회담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양국이 서로에 적응한 상황에서 양국 관계를 재평가하는 중요한 시점에 열린다고 SCMP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들과 손잡고 반중 전선 형성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대만과도 밀착 행보를 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류 연구원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발언들은 중국에 선의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로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말은 그들의 평소 입장일 뿐"이라며 "물론 그 말을 여러 상황에서 반복할 때는 외교적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정책은 이미 거의 완성됐겠지만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서로의 정책을 상대측에 설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신보(吳心伯)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장은 톈진 회담이 남중국해, 홍콩, 사이버안보와 같은 문제를 놓고 부딪혔던 알래스카 회담의 연장 선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다만 그는 "미국은 기후변화나 이란과 북핵 문제,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 문제 등에서 중국의 지지를 얻고자 할 것"이라고 봤다.
또 중국은 폐쇄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과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재개 가능성 등을 거론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셔먼 부장관의 이번 방중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 최고위급 인사가 되겠지만 미중 갈등 해결보다는 소통 유지 차원에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셔먼 부장관이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차관협의회에서 대만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반중 패턴'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예전의 미중 간 외교 접촉에서 양국은 신장, 홍콩, 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에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보여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스인홍(時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양국 간 민감한 사안이 톈진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며 양국은 기본 입장을 재천명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국이 고위급 회담을 마련해도 이는 소통 유지에 방점이 더 찍혀있다"고 말했다.
스인홍 교수는 셔먼 부장관이 방중에 앞서 한국과 일본을 순방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고정된 외교 패턴으로 미국은 동맹국들과 연합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인상을 외부에 심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통 유지는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과 같은 중요 지역에서 갈등이 커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중미 간 소통이 있어야만 갈등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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