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시드니가 주도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23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이날 호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NSW주는 지난달 16일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136명으로 최다치를 경신하고 이들 중 70명 이상이 감염 가능한 시기에 지역사회 내에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졌다.
델타 변이의 높은 전염력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많은 감염자가 쏟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로써 지난달 26일부터 광역 시드니와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4주째 시행 중인 봉쇄령이 예정대로 30일에 해제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 전문가들은 NSW주의 델타 변이의 확산을 잡으려면 봉쇄령이 8월을 넘어 9월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언 NSW주 총리와 케리 챈트 수석의료관은 이 상황을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보다 집중적인 백신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챈트 의료관은 "시드니 남서부 지역 20~49세 연령대의 필수 직종 종사자들이 직장과 가정에서 전염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연방총리는 "최대한 많은 NSW주 주민들이 우선적으로 백신 1차 접종을 마치도록 조치하겠다"면서 "호주방위군을 파견해 방역활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NSW주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NSW주의 델타 변이 확산은 인접한 빅토리아주와 남호주(SA)주까지 번져 이들 주에도 봉쇄령이 내려졌다.
이날 빅토리아주와 SA주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각각 14명과 1명에 그쳐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통제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니얼 앤드루스 빅토리아주 총리는 "시드니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면 그 둘레를 철통 봉쇄해서 바이러스가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이를 전국내각회의에 공식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호주와 체결한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협약을 23일 밤 11시59분(현지시간)부터 두달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호주의 델타 변이 확산은 지난달 16일 NSW주 시드니 동부에 거주하는 60대 공항 리무진 운전사가 미국에서 입국한 승객으로부터 감염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지역사회 감염이 속출하면서 광역 시드니와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생필품 구매, 생업, 의료, 운동 등 필수 목적 외 외출을 금지하는 봉쇄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확산세는 누그러지지 않았고 지금은 NSW주 내륙은 물론 다른 주들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호주 연방 보건부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호주 전체 코로나19 활성 환자는 1천700명인데 4주째 봉쇄 중인 NSW주에 1천482명이 몰려있다.
작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호주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각각 3만2천427명과 915명으로 집계됐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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