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방문 앞둔 중국 "미국에 타국 평등 대우하는 법 가르쳐야"

입력 2021-07-25 11:39   수정 2021-07-25 11:43

셔먼 방문 앞둔 중국 "미국에 타국 평등 대우하는 법 가르쳐야"
왕이 "중국은 자국이 우월하다고 뽐내는 나라 용납 안 해"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이 다른 나라를 평등하게 대하도록 중국이 가르쳐야 한다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말했다.
2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미국이 지금까지 평등한 태도로 다른 나라와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미국에 이 과목의 보충수업을 잘해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청두(成都)에서 열린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과의 제3차 중·파키스탄 전략대화 이후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중국 톈진(天津) 방문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왕 부장은 미 국무부 대변인이 셔먼 부장관의 방중 전에 미국이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미국은 늘 자국의 힘으로 다른 나라를 압박하려 하며 자국이 우월하다고 여긴다"면서 "세상에 다른 나라보다 위에 있는 국가는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된다. 중국은 자국이 우월하다고 뽐내는 나라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지난 23일 밤 처음으로 반(反)외국제재법을 동원해 보복 성격의 대미 제재에 나서는 등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3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국에 설교하거나 이래라저래라 말할 자격이 없다"면서 "이러한 수법은 앵커리지에서도 통하지 않았고, 톈진(天津)에서는 더욱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과 모독을 중단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것을 멈추는 것이야말로 양국관계의 가드레일"이라며 "미중관계는 상호존중과 평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셔먼 부장관은 일본, 한국, 몽골을 차례로 방문한 데 이어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는다.
그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 정부 관리 중 최고위급이다.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부장 간에 2+2 고위급 회담을 가진 이후 4개월 만에 미중 고위급 대화가 이뤄진다.
셔먼 부장관은 톈진 도착 다음 날인 26일 셰펑(謝鋒)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회담한 뒤 왕이 부장과도 만난다고 미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셔먼 부장관은 극심하고 지속적인 경쟁이 충돌로 치닫기를 원치 않는다는 걸 강조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는 데 있어 가드레일과 한도가 있다는 걸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왕 부장은 지난 14일 파키스탄에서 중국인 근로자 9명이 숨진 버스 테러 공격과 관련해 파키스탄이 총력을 다해 진상을 조속히 규명하고 범인을 엄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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