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투자 최대 10~20% 세액공제…반도체·배터리·백신
특허권 등 지식재산(IP) 거래 인센티브 강화
신성장·원천기술에 탄소중립·바이오 포함…일몰제로 주기적 정비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반도체·배터리·백신 분야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 최대 50%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이 분야 시설투자에 대한 공제율도 최대 10~20%로 높인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3년여간 약 1조1천600억원의 세 부담을 덜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 65개 국가전략기술에 강력한 세제 혜택…" 핵심기술·공급 능력 선점"
그동안 정부는 기업의 R&D와 시설투자를 일반 투자와 신성장·원천기술 투자 2단계로 나눠 차등 지원해왔다.
최근 반도체 등을 둘러싼 글로벌 기술 패권과 공급망 경쟁이 심화하자 3단계 트랙인 국가전략기술을 신설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전략기술 R&D에 투자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30∼40%, 중소기업은 40∼50% 세액공제를 받는다.
시설투자 공제율은 대기업 6%, 중견기업 8%, 중소기업 16%로 올라간다. 예년 대비 늘어난 투자액에 대해 4%를 추가 공제하는 것까지 합치면 10~20%를 공제해준다.
이런 공제율은 신성장·원천기술에 대한 지원보다 R&D는 10%포인트, 시설투자는 3∼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가 핵심기술·공급 능력을 선점·확보할 경우 공급망 주도권과 대외 영향력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2∼3년이 기술·양산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할 골든타임이라는 판단이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로 반도체, 배터리(2차전지), 백신 3대 분야에서 65개 항목(R&D 34개·대상시설 31개)을 선정했다.
경제·사회적 안보 가치, 기술 집약도, 국제관계 영향력에 더해 지원 실효성, 대·중소기업 간 균형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대상 기술·시설은 추후 시행령으로 정할 예정이지만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미리 발표했다.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R&D 20개, 시설투자 19개 항목을 뽑았다.
15㎜ 이하급 D램 및 170단 이상 낸드플래시 메모리,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 7㎚ 이하급 제조공정 관련 기술 등이 포함됐다.
배터리 분야에선 상용화된 2차전지의 성능 고도화, 차세대 2차전지 기술 선점, 소재·부품 국산화 지원에 초점에 두고 R&D 9개, 시설투자 9개 항목을 선정했다.
백신 분야는 '백신 자주권' 확보를 목표로 개발·생산·시험 및 원부자재 공급 등 전 단계에 걸쳐 R&D 4개, 시설투자 3개 항목을 정했다.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제 지원은 이달 1일부터 2024년 12월31일까지 지출·투자한 금액에 대해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도입에 따른 세제지원 규모가 1조1천6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기업이 8천830억원, 중소기업이 2천770억원가량 혜택을 볼 전망이다.
◇ 신성장·원천기술 세제지원 확대·정비…지식재산 취득 시 투자세액공제
아울러 정부는 신성장·원천기술 R&D 세액공제 대상에 탄소중립 기술과 바이오 등 신산업 기술을 추가할 계획이다.
철강·화학 등 업종의 탄소저감 기술, 바이오시밀러 3상 임상 시험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개별기술 일몰제(최대 3년)를 도입해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신성장·원천기술심의위원회가 주기적으로 기존 기술의 존속 여부를 평가하고 신규 기술 도입 여부도 심의하는 내용도 세법개정안에 담았다.
신성장·원천기술은 2010년 91개에서 올해 235개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중소·중견기업이 특허권 등 지식재산(IP)을 구매하면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계장치 등 사업용 유형자산 위주의 공제 대상을 무형자산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기본 공제율은 중소기업 10%·중견기업 3%이고 증가분 추가 공제율은 3%이다.
중소·중견기업이 기술이전으로 번 소득에 대해 세액 50%를 감면해주는 제도도 2년 연장한다.
중소기업의 기술대여 소득에 대한 세액감면(25%)도 2년 연장하고, 2022년부터는 감면 대상을 중견기업으로 확대한다.
R&D 목적의 정부출연금을 받은 경우 적용되는 과세이연 특례는 2023년 말까지 2년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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