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법인, 에어아시아 자회사 빅페이 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SK가 동남아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사업에 뛰어든다.
27일 외신과 현지 업계 등에 따르면 SK동남아투자법인은 최근 저가 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핀테크 자회사 빅페이가 주도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 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FI) 중 하나로 참여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 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SK가 참여한 빅페이 컨소시엄을 포함해 총 29곳이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과 싱가포르 1위 통신사 싱텔의 컨소시엄, RHB 뱅킹 그룹과 협력한 통신 대기업 악시아타 그룹 등도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는 "에어아시아가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빅페이를 전자지갑 시장에서 본격적인 디지털 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빅페이 컨소시엄에는 SK동남아투자법인 외에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중 하나인 PNB 산하 금융그룹 MIDF, 싱가포르 사모펀드 이클라스(Ikhlas) 등도 FI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핀테크 전문성을 인정받아 컨소시엄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017670]은 2016년 하나금융과 합작해 모바일 금융서비스 회사 핀크를 설립, 운영 중이다.
빅페이와의 기밀유지협약(NDA)에 따라 SK동남아투자법인의 투자 금액과 지분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동남아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은 일종의 '블루오션'으로 불린다.
인터넷 이용 인구는 많은 반면 은행 계좌를 가진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성인의 55%는 아예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은행 계좌만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글로벌 경영 컨설팅사인 올리버 와이먼은 말레이시아인의 약 39%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말레이시아에 싱가포르 DBS 은행이나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와 같은 지배적인 은행이 없는 것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내년 1분기에 최대 5곳의 인터넷 전문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인가 획득에 성공하더라도 2024년에 실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 아직 사업 방향 등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에는 비록 FI로 참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SK그룹이 향후 핀테크 사업에 한층 속도를 낼지도 주목된다.
SK그룹은 앞서 2015년 인터파크[035080]가 주축이 된 아이뱅크 컨소시엄에 SK텔레콤이 참여해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자 선정에 뛰어들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9년에는 키움증권[039490], 11번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키움뱅크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다시 도전했으나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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