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편두통이 있는 사람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어지럼과 멀미를 느끼는 경우가 보통 사람보다 훨씬 많고 어지럼과 멀미의 강도도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함부르크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아르네 마이 박사 연구팀이 평소 편두통이 있는 남녀 20명과 편두통이 없는 20명(평균연령 30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6일 보도했다.
편두통 그룹은 매달 평균 4회 편두통을 겪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비디오로 롤러코스터 탑승을 경험하게 하면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뇌를 관찰했다.
비디오를 통한 롤러코스터 탑승이 끝난 뒤에는 각자에게 어지럼, 멀미 같은 증상을 느꼈는지, 느꼈으면 어느 정도였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편두통 그룹은 65%, 대조군은 30%가 어지럼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멀미는 그 강도를 1~180점으로 평가했을 때 편두통 그룹은 평균 47점, 대조군은 평균 24점이었다.
어지럼과 멀미가 계속된 시간은 편두통 그룹이 평균 1분 19초로, 대조군의 평균 27초보다 훨씬 길었다.
fMRI 영상도 두 그룹이 크게 달랐다. 뇌의 5개 부위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편두통 그룹은 시각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후두회(occipital gyrus)의 두 곳이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활성화했다.
또 운동을 조절하는 부위인 교뇌핵(pontine nuclei)의 활동도 매우 증가했다.
반면 의사 결정 과정과 집행 기능에 관여하는 중전두회(middle frontal gyrus)의 두 곳에서는 활동이 감소했다.
편두통 환자는 편두통 발작이 일어났을 때 어지럼과 균형 장애 그리고 공간에서 몸의 위치를 착각하는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 같은 실험을 하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결국 편두통이 있으면 이러한 문제들이 심하게 나타날 뿐 아니라 뇌의 여러 부위 활동에도 변화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즉 편두통 환자의 뇌는 시각 정보의 입력을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처리하며, 따라서 이와 관련이 있는 특정 뇌 부위들이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사실은 감각 기능 장애로서의 편두통을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될 뿐 아니라 이러한 증상의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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