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달리는 남성…'풍선배' 타고 두둥실

입력 2021-07-28 07:00   수정 2021-07-28 14:04

바다 위를 달리는 남성…'풍선배' 타고 두둥실
미국∼버뮤다 바다 횡단 세번째 도전
부표 달린 쳇바퀴 모양의 동력 장치 이용
노숙자·경찰 위한 자선기금 마련 목적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커다란 쳇바퀴 모양의 특수 장비로 바다 위를 '달려서' 횡단하려는 미국 남성이 화제다.
28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울트라 마라톤 선수인 레자 발루치(49)는 자신이 개발한 '풍선배'를 이용해 플로리다주 세인트오거스틴시에서 영국령인 버뮤다섬까지 1천600km 거리의 바다를 건너다 지난 24일 48㎞ 떨어진 플래글러 카운티의 해변에 도착했다.
발루치의 '풍선배'는 물에 뜰 수 있도록 가장자리에 부표가 설치됐으며 철로 뼈대를 세우고 쳇바퀴 모양의 동력 장치를 갖추는 등 모양이 독특하고 규모도 제법 커서 금방 사람들 눈에 띄며 화제가 됐다.
플래글러 카운티 보안관도 수상한 물체가 해변으로 떠밀려 왔다는 여러 건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으로 출동해 탑승자 발루치를 도왔다.
발루치는 물과 유선형 공간이란 뜻을 합쳐 이 장치의 이름을 '하이드로 파드'(Hydro Pod)로 명명했으며, 기구 안에서 탑승자가 달리면 원통형 선박 몸체와 양쪽 부표가 바퀴처럼 돌아가면서 동력을 생성하도록 고안했다.
발루치는 하이드로 파드를 이용해 그야말로 대서양을 '달려서' 건너려 했던 것이다.
그는 위치정보시스템(GPS)과 식량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도전에 임했으나 출발 직후 내비게이션을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알고 방향을 돌렸다.



발루치는 자선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 꿈은 노숙인, 해안경비대, 경찰, 소방관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것"이라면서 "이들은 모두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치안을 지키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고 말했다.
반이슬람 활동 등으로 이란에서 종교적 박해를 받다 2003년 미국 국적을 취득한 그의 이런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과거 미국 전역을 달리거나 걸어서 두 차례나 횡단하는 등 '울트라 마라토너'로 입지를 다진 뒤 '걸어서 바다 건너기'에 도전했다.
그는 2014년 하이드로 파드로 첫 항해를 시작한 후 표류하다가 해안경비대에 구조됐다. 발루치는 당시 1차 구조 제안을 거절한 뒤 체력이 바닥난 사흘 뒤에야 구조를 받아들였다.
2016년 2차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항해 기구와 항해 조건 등이 안전하지 않다며 해안경비대가 발루치의 횡단 시도를 강제로 막았다.
연이은 실패에도 그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플로리다, 버뮤다, 푸에르토리코, 아이티, 쿠바를 거쳐 다시 플로리다로 돌아오는 여정을 공개하는 등 도전을 계속 이어나갈 뜻을 내비쳤다.
발루치는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른 사람 말을 듣지 말고 당신의 꿈을 좇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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