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우려 속 하루 10만명 참여 美 록 축제 강행 논란

입력 2021-07-28 08:41  

코로나 재확산 우려 속 하루 10만명 참여 美 록 축제 강행 논란
시카고 시장 "롤라팔루자 개최 번복 없다"…의료전문가 "끔찍한 생각"
기호용 대마초 업계는 '대목' 기대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세계 최대 규모 록 축제 '롤라팔루자'(Lollapalooza) 개막을 앞두고 미국 시카고 시 당국과 의료 전문가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인 가운데 시카고 시는 오는 2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하루 10만 명, 나흘간 40만 명의 음악 팬을 시카고 도심공원 '그랜트파크'로 불러 모을 초대형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를 강행할 방침이다.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그랜트파크 인근 일부 도로는 지난 26일부터 이미 행사 준비를 위해 폐쇄된 상태다.
1일권 130~2천 달러(약 15만~230만 원), 4일권 375~4천200달러(약 43만~480만 원) 하는 입장권은 모두 팔렸다.
일부 주민은 코로나19 봉쇄령이 끝나고 축제가 열린다는 데 반가움을 표했지만, 또 다른 일부는 대규모 집단 감염 이벤트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시카고 보건국이 집계한 시카고시 코로나19 양성 판정률은 27일 현재 2.4%로 지난주 1.2%보다 배로 높아졌다.
하지만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58·민주)은 "개최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라이트풋 시장은 "롤라팔루자는 야외에서 열리기 때문에 실내 행사보다 전염 위험이 적고, 참가자는 백신 접종 완료를 입증하거나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카고 보건당국은 27일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하루 200건에 육박한다"며 여행비상령 대상 지역을 14개 주로 확대했다. 이어 "수일 내 새로운 규제를 내릴 방침"이라면서도 "그러나 롤라팔루자는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카고대 의과대학 에밀리 랜든 박사는 코로나19 확진율 증가 와중에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사람이 1.3㎢ 규모의 그랜트파크를 빽빽이 메우고 한나절을 보낼 것을 지적하며 "롤라팔루자 강행은 끔찍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롤라팔루자는 수많은 사람을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면서 참가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역사회까지 위험에 몰아넣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롤라팔루자를 둘러싼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시카고 시 당국이 행사 개최를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경제전문매체 시카고 비즈니스에 따르면 대마초 사업자들은 일리노이주 당국이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이후 처음 열리는 2021 롤라팔루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각 매장에 평소보다 25% 이상 많은 물량을 쌓아놓고 직원 수를 늘리는 한편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강화했다"며 매출 급증의 새로운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리노이주는 작년 1월 1일을 기해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했으나 곧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업계 '대목'이 될 수 있는 롤라팔루자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그 외에도 호텔·레스토랑·관광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한편 롤라팔루자 주최 측은 "행사장 입구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카드 또는 72시간 이내 음성 판정 증명서를 확인한다. 서류가 없으면 입장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이와 관련해 시카고 보건국은 "위조 백신 카드 제작 및 거래는 거액의 벌금과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불법 행위"라며 "연방수사국(FBI)은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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