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현, 긴급사태 정부에 요청 방침
수도권은 이미 무관중이라서 올림픽 경기에는 차질 없을 듯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도쿄올림픽 경기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일본 수도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도쿄에 발령된 긴급사태가 수도권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7천629명으로, 하루 확진자 최다를 기록한 지난 1월 8일(7천882명)에 근접했다.
지역별로 보면 도쿄도(東京都·2천848명), 가나가와(神奈川)현(758명), 지바(千葉)현(405명), 사이타마(埼玉)현(593명) 등 수도권 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의 확진자가 4천604명으로 전체의 60.3%를 차지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바현의 구마가이 도시히토(熊谷俊人) 지사는 전날 정부에 긴급사태 발령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가나가와현과 사이타마현도 긴급사태 발령을 요청할 방침이다.
광역 지자체장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긴급사태 발령을 요청하면서 정부는 발령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수도권 4개 광역 지자체에서 열리는 올림픽 경기는 무관중으로 개최되고 있어 긴급사태가 발령되더라도 경기 일정 및 진행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올림픽 개최 도시인 도쿄도에는 이미 지난 12일부터 외출 자제와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재택근무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긴급사태가 발령 중이다.
그러나 잦은 긴급사태 발령으로 유동 인구 감소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데다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비중이 커져 도쿄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히려 급증하는 추세다.
도쿄도의 전날 기준 최근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1천762명으로 전주 대비 49.4%나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올림픽이 개막해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약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병상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쿄도 내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전날 기준 2천864명에 이르렀다. 자택 요양자는 6천277명으로 한 달 전에 비해 6배로 늘었다.
다만, 도쿄도의 요시무라 노리히코(吉村憲彦) 복지보건국장은 백신 접종과 고령자 감염 감소 등을 거론하며 올해 초 "제3파(세 번째 대유행) 정점 때와는 의료 제공 체제에 가해지는 압박이 다르다"고 전날 밝혔다.
고령자 백신 접종 등의 영향으로 중증자가 줄어 병상 압박이 심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번 제5파 때는 코로나19 사망자가 제3파, 제4파 때와 비교해 현저히 줄었다.
요시무라 국장은 불안을 부추기지 말아 달라고 언론에 요청해 코로나19 확산에 주의를 당부하던 기존 도쿄도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고 교도통신은 지적했다.
그는 도쿄올림픽과 코로나19 확산과의 연관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 23일) 개회식 후 인파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올림픽이 나쁜 쪽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역대 최다 확진자가 나온 것과 관련한 총리관저 취재진의 질문에 "강한 경계감을 갖고 감염 방지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각종 대책으로 유동 인구가 줄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올림픽의 중도 취소 가능성을 부인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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