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테스토스테론 관련 유전변이-성공 연관성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스포츠 경기의 성적은 물론 사회경제적 성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회적 인식이 실제보다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대 어맨다 휴즈 박사팀은 29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 30여만 명에 대해 테스토스테론이 사회경제적 지위와 건강, 위험 감수 행동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이 성공에 훨씬 덜 중요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이 소득이나 교육적 성취 등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알려져 있지만, 테스토스테론과 성공 간 인과관계 등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실제 사회경제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사회경제적 환경이 테스토스테론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건강 상태가 테스토스테론과 성공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밝히기 위해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다른 요인들과 분리하기 위해 바이오뱅크 등록 성인 30만6천248명에게 멘델 무작위 방식(Mendelian randomization)을 적용해 테스토스테론이 소득과 고용상태, 교육적 성취 같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건강, 위험 감수 행동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관련이 있는 유전적 변이를 확인하고, 이런 변이가 사회경제적 지위나 건강 같은 성공 지표와 실제로 관련성이 있는지 조사했다. 이런 변이들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사회경제적 환경이나 건강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분석에서는 이전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남성들은 가계 소득이 더 높고 덜 가난한 지역에 거주하며 대학 학위와 숙련된 직업을 가질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은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가계소득, 빈곤 지역 거주, 대학 학위 취득 가능성 감소 등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높은 테스토스테론과 관련이 유전자 변이들이 남성과 여성의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소득과 고용상태 등 성공 지표들과 이들 변이 사이에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이 남성과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건강, 위험 감수 행동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이는 테스토스테론이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성공에 훨씬 덜 중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휴즈 박사는 "남성들의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다양한 사회적 성공과 연관 짓는 연구 결과가 다수 제시돼 왔고 이는 테스토스테론이 행동에 영향을 줘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해 왔다"며 "하지만 이 연구는 그런 테스토스테론의 사회적 의미가 과장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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