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변인 "달라이 라마, 종교인 아닌 반중활동 망명자"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은 인도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현지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측 대표단과 회동한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티베트 문제는 완전히 중국의 내정으로 어떠한 외부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어느 나라의 정치인이라도 달라이 라마와 공식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달라이 라마 측 대표단과 접촉한 것은 티베트를 중국의 일부분으로 인정하고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달라이 라마를 향해서는 단순한 종교인이 아니라 오랫동안 반중활동을 하며 티베트를 중국에서 분열시키려는 정치적 망명자라고 비난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의 압박을 피해 1959년 티베트 수도 라싸를 탈출,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어왔다.
이에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조국 분열 활동가'로 규정하는 등 그간 그의 활동에 극도의 불쾌감을 드러내 왔다.
자오 대변인은 또 "미국은 티베트 문제를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멈추고, 티베트 독립 세력에 지지를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통해 우리의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응고두프 동충 티베트 망명정부 대표를 잠시 만났다고 미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만남이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가 워싱턴에서 만난 이래 가장 중요한 접촉이라고 평가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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