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따른 지역 정세 불안과 관련해 "미국은 세계 최대의 골칫거리 제조자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떠넘기기 대왕'"이라고 비난했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다음 달 말까지 아프간 철군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선포한 후 이 지역 안보 형세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이후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군간의 내전이 계속됐으며 최근엔 미군이 5월 본격 철수를 시작하면서 탈레반이 세력을 확장, 정정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인접 아프간에서 이슬람 세력인 탈레반이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의 중국 내 테러활동을 지원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 대변인은 "미국은 아프간의 현 정세에 피할 수 없는 책임이 있다"며 무책임한 철수로 부담을 역내 국가에 떠안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아프간 형세의 평온한 이행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철군에 따른 혼란과 내전 발생을 방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우 대변인은 미 군용기의 연이은 대만 착륙 등 미국·대만 관계 진전에 대해서는 "대만은 중국 영토의 신성 불가분한 일부분"이라면서 "심각한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장난을 하다 제 불에 타죽게 된다"면서 "대만 문제에 (큰 덩어리를 얇게 썰듯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살라미 전술'을 적용하면 자기 손만 자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대만 독립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면서 "모든 엄중한 결과는 미국 측이 떠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제기하는 '중국 군사 위협론'에 대해서는 "자국의 절대적 군사 우위를 위해 구실을 찾는 것"이라고 반응했다.
미국의 유럽 정치인 감청 의혹과 관련해서는 "해커 제국이자 기밀 절도 제국"이라고 비난했다.
이밖에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 전단의 남중국해 진입에 대해서는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함정을 파견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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