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매카시 맹비난…펠로시의 '멍청이' 발언 이어 설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81) 하원의장과 공화당 케빈 매카시(56) 하원 원내대표가 수위를 오가는 막말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매카시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밤 테네시주에서 열린 기금 모금 파티에 참석해 공화당이 내년 중간 선거에서 하원을 탈환하는 것에 얘기하던 중 펠로시를 거론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한 참석자로부터 커다란 의사봉을 받은 뒤 "낸시 펠로시가 나에게 의사봉을 건네는 것을 여러분들이 보기를 원한다"며 "이것으로 그녀를 때리지 않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농담했다.
이 발언이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매카시 원내대표를 향해 "수치스럽다"며 분노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테드 리우(캘리포니아)는 1일 매카시 원내대표에게 문제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거나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여성 하원의원인 테레사 레거 페르난데스(뉴멕시코)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장난이 아니다"라며 "이런 발언들은 여성 혐오적이고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데비 딩겔(미시간)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매카시 원내대표를 겨냥해 "이런 언어가 워싱턴 D.C.에서 폭력과 죽음을 불렀다. 말이 지닌 무게를 알라"며 쓴소리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1월 6월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졌을 때 지지자들에게 대선 불복을 외치며 폭력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다시 떠올린 것이다.
매카시 원내대표 측은 민주당 의원들의 비난에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매카시 원내대표의 발언은 최근 펠로시 의장과의 격화된 긴장 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달 28일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 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비난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완전 멍청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 전날 하원 의료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의 위험이 클 때 하원 내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지침을 내놨고 매카시 원내대표는 "팬데믹이 영원하길 바라는 진보 당국자들이 만들어낸 결정"이라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과 매카시 원내대표는 사이가 좋은 적이 거의 없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한층 깊어졌다.
펠로시 의장이 지난달 21일 공화당이 추천한 조사위원 5명 가운데 친(親)트럼프 인사 2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자 매카시 원내대표는 "펠로시 의장이 정치적으로 주도하는 엉터리 위원회"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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