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증명서' 반대 움직임에 편한 차림으로 SNS 소통 시도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올리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갈 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보건 증명서'를 요구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시위가 3주째 이어지자 설득에 나선 것이다.
카메라 앞에 설 때면 양복에 넥타이까지 갖춰 입은 모습이 익숙한 마크롱 대통령이지만 이날은 편안해 보이는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었다.
프랑스 남부에 있는 관저에서 촬영한 영상 속 마크롱 대통령은 코로나19 4차 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백신만이 "유일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 중 일부는 잘못된 소문을 들어 봤을 테고 그중 어떤 것은 아주 형편없는 소리"라며 걱정되는 부분이 있으면 직접 질문해달라며 소통을 시도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영화관, 박물관, 헬스장 등 50명 이상이 모이는 시설에 들어갈 때 보건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증명서에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거나, 48시간 전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거나, 과거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해 항체가 형성됐다는 정보가 담긴다.
이달 9일부터는 식당, 카페뿐만 아니라 장거리 이동하는 버스, 기차, 비행기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보건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러한 방침에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는 지난달부터 3주 연속 보건 증명서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가장 최근 열린 시위에는 경찰 추산 2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마크롱 대통령을 "독재자"로 표현하며 "자유를 달라"고 외치는 반대 시위에서는 2018년 말∼2019년 초 프랑스 전역을 뜨겁게 달군 '노란 조끼' 시위대의 모습이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류세 인상 계획에 항의하며 노란 조끼를 입고 시작된 시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마크롱 정부 정책 전반을 비판하는 시위로 확대했고, 그 과정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그런 만큼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서는 보건 증명서 반대 움직임이 노란 조끼 시위 때와 유사한 양상으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는 게 급선무일 수밖에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2022년 4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에서는 이달 1일 기준 전체 인구의 63.2%에 해당하는 4천259만 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했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3천547만 명 이상으로 전체 인구의 52.6%를 차지한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14만6천619명으로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로 많고, 누적 사망자는 11만1천885명으로 세계 10위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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