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와중에 압박 강화…난세이제도 미사일 거점 4개로
대만 인근 요나구니지마에 전자전 부대 2023년께 배치 검토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인근에 미사일 부대 추가 배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손잡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일본 방위성은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말까지 육상자위대 미사일 부대를 오키나와(沖繩)현 이시가키지마(石垣島)에 배치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시가키는 센카쿠열도에서 남동쪽으로 약 150㎞ 지점에, 대만에서 동쪽으로 약 230㎞ 떨어진 곳에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대함·지대공 미사일 운용 부대와 무력 공격이나 대규모 재난 시 초동 대응을 담당하는 경비 부대를 이 섬에 배치하는 구상이 추진된다.
방위성은 부대원 500∼600명을 배치할 수 있도록 내년도 예산요구서에 반영할 계획이다.
부대원 숙소, 탄약고, 훈련장 등의 시설도 설치한다.
일본 정부는 규슈(九州)와 대만 사이에 활 모양으로 펼쳐진 섬들인 난세이(南西)제도의 방위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 오키나와 본섬,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宮古島)에 이미 미사일 부대가 배치됐으며 이시가키지마를 포함하면 거점이 4곳으로 늘어난다.
일본 정부는 이 밖에도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지마(與那國島)에 전자전 부대를 배치하고, 가고시마현 마게시마(馬毛島)에는 자위대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열도 서남쪽 끝에 있는 요나구니지마에 전자파로 적국의 통신과 레이더를 교란하는 전자전 부대를 2023년께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나구니지마는 일본 열도 중 대만과 가장 가까운 섬으로 전자전 부대 배치는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 방위상은 또한 이시가키지마에 지대공·지대함 미사일과 경비 부대를 2023년까지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확인했다.
난세이제도는 규슈(九州)섬 남쪽에서 오키나와를 지나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잇는 이른바 '제1열도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이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에 해당한다.
중국은 제1열도선 안쪽으로 미군이 침입하는 것을 저지하는 군사 전략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의 동맹인 일본이 일대에서 미사일 기지를 확대하고 전자전 부대를 배치하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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