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직장 괴롭힘' 장병규가 직접 챙긴다…상장 전 '부심'

입력 2021-08-05 07:01  

크래프톤 '직장 괴롭힘' 장병규가 직접 챙긴다…상장 전 '부심'
김창한 대표로부터 권한 위임받아…창업자가 사내 인사 문제 직접 간여 '이례적'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크래프톤에서 최근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창업자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직접 맡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장 의장은 최근 김창한 대표로부터 얼마 전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회사 내부 처리 과정의 조사·확인에 대한 책임을 위임받았다.
해당 사건은 현재 고용노동부가 조사중으로, 장 의장은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사건에 대응하는 회사의 예방 및 사후 조치 과정을 평가하고 이를 개선하는 작업을 맡았다.
관련 사규를 보완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장 의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당사자들을 직접 면담하는 등 실태 파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은 크래프톤 직원 일부가 상급자로부터 야근 강요·폭언 등을 지속해서 당했다며 회사 인사팀과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사건이다.
한 직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1평짜리 전화부스로 출근해 그곳에서 업무와 식사를 모두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회사 측은 외부 노무법인을 통해 조사했으나, 해당 법인이 과거 사측의 노무 자문을 해왔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이 이는 등 사후 처리 과정도 원만치 않았다.

이에 장 의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회사 창업자이자 개인 최대 주주인 이사회 의장이 회사 내부 인사 문제에 직접 간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장 의장도 현 정부의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주로 대외 업무나 외부 투자 유치·협력,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경영 현안을 이끌어왔다.
크래프톤의 최대 현안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안팎의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역대 2위 공모 금액으로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 크래프톤은 현재 일반 청약을 마무리하고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는 자본시장은 물론 크래프톤 내부에서도 가장 큰 관심사다.
그러나 높은 공모가 탓에 투자자들은 물론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애초 기대가 점점 우려로 변하고 있는 분위기다.
행사 가격 1천원 초반대에서 시작하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보유해 상장 후 수백억~수천억원대 부자가 되는 일부 경영진 및 창업 멤버들과는 달리 보통 직원들은 우리사주 청약 물량을 받더라도 큰 이득을 누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내부 구성원 반발이 더욱 증폭되지 않도록 '소 잡는 칼'을 꺼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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