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관점에서도 문제…닦거나 소독도 않고 그냥 돌려줘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 출신 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 받은 금메달을 멋대로 깨물었다가 뭇매를 맞았다.
가와무라 다카시(河村隆之) 일본 나고야(名古屋) 시장은 도쿄올림픽 소프트볼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나고야 출신 고토 미우(後藤希友)를 4일 만나면서 고토의 금메달을 깨물었는데 그의 행동이 여러 면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지 공영방송 NHK가 5일 보도한 당시 영상을 보면 가와무라는 고토가 자신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자 "무겁네! 정말"이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마스크를 내리고 메달을 입어 넣어 깨물었다.
치아가 메달과 접촉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확실하게 깨물었고 고토 선수는 다소 어색한 웃음소리를 냈다.
가와무라는 즐겁다는 듯 웃으며 깨물었던 금메달을 닦거나 소독하지 않고 그대로 고토에게 돌려줬다.
가와무라는 이런 행동에 관해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으며 돌발적인 퍼포먼스였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이 복수의 일본 매체에 보도된 점에 비춰보면 가와무라는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으려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
IO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상식에서 선수가 메달을 스스로 자신의 목에 걸게 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데 타인의 메달을 입에 넣는 행동은 방역이라는 관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시장이 제멋대로 보여주기를 한 것은 선수의 피땀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는 "이가 닿는 소리가 났다. 자신의 메달이라도 흠집이 생기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는데"라면서 "화내지 않는 고토 선수의 넓은 마음이 정말 대단하다. 나였다면 울었을 것"이라고 트위터 글을 올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펜싱 은메달리스트인 오타 유키(太田雄貴)는 "선수에 대한 존경이 결여됐으며 감염 대책의 관점에서 행사(시상식)에서도 자신이나 팀원이 메달을 걸어주고 있는데 깨물다니"라면서 "미안하다. 나는 이해가 안 된다"고 썼다.
트위터 이용자 'tubakitool'는 "노력의 결실을 가볍게 여긴다"고 반응했고 다른 이용자 'essan'는 "코로나19 재앙 상황이 아니라도 너무 실례!"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에서는 메달을 새것으로 교환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련의 비판에 대해 가와무라 시장은 "(메달을 깨문 것은) 최대의 애정 표현이었다. 폐를 끼쳤다면 미안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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