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경총·석유협회 "제조업 중심 한국 경쟁력 약화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김영신 기자 = 경제단체들은 정부가 5일 공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과 관련해 탄소중립 방향은 공감하면서 과도한 감축목표와 불명확한 이행방안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유환익 기업정책실장 명의의 논평에서 "국제사회의 기후 위기 대응 노력에 동참하고 기후 변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높이 평가한다"면서 "하지만 산업 부문 감축 목표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날 공개한 세 가지 시나리오 초안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각각 2천540만t, 1천870만t, 0으로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에 대해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산업 부문은 205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80%를 감축해야 한다"며 "제조업 위주 산업구조를 가진 한국에서 무리한 목표를 설정할 경우 일자리 감소와 국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위원회가 감축 수단으로 제시한 탄소 감축 기술이나 연료 전환 등의 실현 가능성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전경련은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원전을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라며 "우리나라도 전환 부문 계획에 원전 확대 방안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이날 배포한 코멘트에서 "온실가스의 지속적인 감축을 통한 2050년 탄소중립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시나리오의 감축 수단 중 수소환원제철 기술과 친환경 연·원료 전환 등이 2050년 내 상용화될 수 있을지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경총은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높은 화석 발전 의존도 때문에 급격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은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경제·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향후 의견수렴 과정에서 산업계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석유협회도 논평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 "연료전환과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CCUS) 등 미래기술 개발과 상용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불확실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대로 이행시 가동률 감소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면서 "무리한 감축보다 국익과 여건에 맞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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