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무너진 방역…"선수촌 날마다 술판, 밤엔 무법지대"

입력 2021-08-05 12:44   수정 2021-08-05 16:57

[올림픽] 무너진 방역…"선수촌 날마다 술판, 밤엔 무법지대"
대회관계자 규정 어기고 외식·쇼핑…"버블방역은 거짓말"
올림픽 관련 확진자 353명…그리스 수영팀 집단감염 6명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도록 도쿄올림픽을 위해 입국한 선수 등 대회 관계자의 동선과 행동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구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는 문제 상황을 인식하면서도 묵인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른바 '버블(거품) 방식 방역'이 유명무실한 상황을 보여주는 한 자원봉사자의 증언을 도쿄신문이 5일 보도했다.
운전을 담당하는 이 자원봉사자는 번화가 식당이나 전자제품 판매점 등으로 태워달라는 부탁을 외국에서 온 올림픽 관계자들에게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방역 규범인 '플레이북'에 의하면 이들 관계자는 대회 운영에 필요한 곳만 갈 수 있고 외부 식당, 술집, 관광지 등에 가는 것은 금지돼 있음에도 규칙 위반으로 어겨지는 곳에 다닌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문제에 관해 조직위에 문의했으나 "대회 관계자의 의향에 따라달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 자원봉사자는 대회 관계자를 친구 집이나 쇼핑센터로 실어나른 적이 있다는 얘기를 다른 자원봉사자에게 듣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직위가 차량의 위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이처럼 문제가 될만한 상황에 관해서 주의를 받은 적도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자원봉사자는 "버블은 거짓말"이라며 "규칙 위반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가 된 것이 아닌데…"라고 반응했다.
일본 출판사인 신초샤(新潮社)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신초는 선수촌에서 연일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체 입수한 동영상을 보면 남녀 약 30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밀집한 상태로 음악을 크게 틀고 춤을 추고 있으며 근처에는 맥주캔이나 술병이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선수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부 선수들이 매일 밤 소란스럽게 하고 있다면서 "야외 파티는 개회식으로부터 4∼5일 지난 (7월) 27일 무렵부터 시작됐다. 매일 밤 심야까지 공원 내 곳곳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날 상황과 관련해 앞서 일부 일본 언론은 음주로 인해 문제가 생겨 경찰이 출동했다고 단신으로 보도했는데 관계자는 "사건의 진상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원에서 각국 선수 약 100명이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소란을 일으켰으며 경찰이 출동하기 약 4시간 전인 오후 10시부터 이런 행위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당시 사건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적당히 넘어갔고 이후 경비 담당자의 어학 능력, 칸막이 행정 등의 문제가 뒤얽힌 가운데 선수촌은 밤에 무법지대가 됐다고 관계자는 주장했다.
그는 "언제 집단 감염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데 조직위는 그들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직위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대회 관계자 중 코로나19 확진자 31명이 새로 파악됐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대회 관계자 중 지난달 1일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353명으로 늘었다.
전날 그리스 아티스틱 스위밍(수중 발레)팀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번 대회의 첫 집단 감염 사례로 기록됐는데 같은 팀 선수 1명이 추가 확진돼 집단 감염 인원이 6명으로 늘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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