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령탑에 행시동기…"긴밀협력 속 안정·관리 방점" 해석

입력 2021-08-05 15:49   수정 2021-08-05 16:05

금융사령탑에 행시동기…"긴밀협력 속 안정·관리 방점" 해석
금융위서 오래 '한솥밥'…두 내정자도 '안정'·'관리' 강조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라인업이 행정고시 동기인 경제관료로 내정되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금융정책은 '개혁'보다는 '관리와 조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가와 금융권은 전망했다.
5일 각각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된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59)과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표(60)는 28회 행시 동기로, 둘 다 재무부, 재정경제원, 금융위원회 등의 요직을 거친 재무관료 출신이다.
두 내정자는 1990년대 중반에 재경원에 함께 몸담았고, 2000년대 초반에는 금융감독위원회 은행·비은행 과장(고 내정자)과, 재경부 금융정책과장(정 내정자)으로 서로 호흡을 맞췄다.
2010년 이후 금융위 '한솥밥'을 먹은 시절에는 두 내정자가 잇따라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지냈다.
금융위와 금감원 내부에서는 두 내정자가 모두 정통 금융관료로 비슷한 경력을 밟은데다 서로를 잘 아는 사이여서 업무 협의·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금융업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 불협화음이나 이견이 노출된 게 사실"이라며 "두 내정자의 이력이나 관계로 볼 때 호흡을 잘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료 출신 수장을 기대한 금감원은 특히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두 내정자가 신뢰를 바탕으로 양 기관의 관계와 역할을 명확하게 정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민단체나 학계 출신이 아닌 금융 관료로만 금융당국 지휘부가 구성된 것은 개혁이나 새로운 어젠다보다는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 내정자가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받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첫 관료 출신 금감원장이 된다.
다른 금융업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칫 위기가 조성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금융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관리형 금융 수장을 낙점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 내정자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코로나19 위기의 완전한 극복, 실물부문·민생 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내정자도 내정 소감에서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계기관과 협력하며 리스크 요인들을 관리해 나가겠다"며 "아울러 현시점에서 금융감독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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