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에 73개국 사절단 참석…핵협상·물부족 시위 첫 과제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5일(현지시간) 제13대 이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제재는 반드시 해제돼야 하고, 이를 위한 어떤 외교적 계획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행정부는 이란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부패 척결, 차별 철폐, 중동 국가와 관계 강화 등을 새 정부의 정책 핵심 기조로 꼽았다.
그는 이슬람 창시자인 예언자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임을 상징하는 전통 모자(터번)를 쓰고 쿠란(이슬람 경전)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했다.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이날 취임식에는 이란 삼부 요인 등 고위층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등 73개국에서 온 사절단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참석했다.
보수 성향 성직자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6월 대선에서 62%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그가 연설에서 언급했듯 라이시 행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제재 해제와 민생 문제 해결이다.
이란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놓고 미국 등 서방국과 줄다리기 협상 중이다.
서방 국가들은 차기 정부 출범 이후로 협상을 미룬 이란이 향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라이시는 지난 3일 대통령직 승인식에서 핵합의 복원 협상과 관련해 "외국인의 의지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란 경제는 미국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 활동 위축 등으로 침체에 빠졌다.
게다가 올해 극심한 가뭄까지 겹쳐 후제스탄주 등 남부 지역에서는 물 부족 사태로 인한 시위까지 빈발하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물 부족 사태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와 제재 해제가 라이시 행정부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후 폭락한 리알화 가치 회복도 라이시 정부의 중요한 숙제다.
이란은 에너지가 풍부하지만, 제조업의 원료나 부품을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이 때문에 자국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민생고가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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